'ESG경영 외치지만' 대기업 10곳 중 4곳, 준법지원인 선임 안 해
CEO스코어, 국내 394개 기업 조사…삼성·현대차·LG 등은 선임률 100%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사내 준법경영 여부를 감시하는 '준법지원인' 선임 의무 대상 기업 10곳 중 4곳은 준법지원인을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준법지원인 선임 의무는 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상장사 중 준법지원인 선임 의무가 있는 39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45곳(36.8%)은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별로 보면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기업은 90%가 넘는 선임률을 보였지만, 자산 5천억원 이상 1조원 미만 기업은 약 40%만이 준법지원인을 선임했다.
업종별로 보면 상사와 통신 업종의 경우 준법지원인을 모두 선임해 선임률이 가장 높았다.
건설·건자재(83.8%), 조선·기계·설비(73.9%), 에너지(66.7%), 서비스(65.1%) 등의 업종도 선임률이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공기업은 의무 대상 7곳 모두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원랜드[035250]를 제외한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036460], 한국지역난방공사, 한전KPS[051600], 한국전력기술,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6개 기업은 준법지원인 선임 의무 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단 한 번도 준법지원인을 선임하지 않았다.
그룹별로 보면 의무 선임 대상 기업이 있는 56개 그룹 가운데 해당 기업 모두가 준법지원인을 선임한 그룹은 38개였다.
삼성·현대자동차·LG(각 11곳), 롯데(10곳), 현대중공업[329180](7곳), 신세계·CJ(각 6곳), 효성·하림(각 5곳) 등이 이에 포함됐다.
기업 내 준법지원인 지원조직의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2018년 53명에서 올해 68명으로 15명 증가했다.
2012년 시행된 준법지원인 제도는 기업의 준법경영 준수를 위해 일정 규모의 상장회사들을 대상으로 특정 자격을 갖춘 준법지원인을 의무적으로 두도록 한 것이다.
자산총액이 5천억원 이상인 상장회사는 준법지원인을 1명 이상 둬야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처벌 규정이 없어 사실상 기업 자율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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