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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미국 의원들 만나 "공동 가치관 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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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미국 의원들 만나 "공동 가치관 수호"
미국 의원 "미국 관리 대만 방문 상시화할 것"…'대만공화국 도착' 트윗도
"주미 중국대사관, 의원들에 대만 방문 취소 요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 하원 의원들과 만나 '공동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한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6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臺北) 총통부에서 미국 하원 재향군인위원회의 마크 타카노 위원장 등 미국 하원의원 5명을 접견하고 "역내 정세와 관련해 대만은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공동의 가치관을 수호하고 역내 안정 및 평화적 발전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양측이 계속 노력해 대만과 미국 간 협력이 더욱 풍성한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미국 의원단이 추수감사절 기간 대만을 찾아온 것은 대만과 미국이 한 식구처럼 깊은 우의를 나누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어 차이 총통은 지난 18일 대만이 미국과 협력을 통해 개조한 F-16V를 실전 배치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것이 미국과 대만 간 방위산업 협력의 성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차이 총통은 또 대만이 사료 첨가제인 락토파민 함유 돼지고기 수입을 개방함으로써 미국과 대만의 동반자 관계에 굳건한 기초를 쌓았다면서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 진전을 기대했다.
미국과 대만은 작년 6월 FTA의 전 단계라는 평가를 받는 TIFA 협상을 재개했다. 차이잉원 정부는 이를 통해 안보를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미국과 경제협력 관계를 심화하기를 원하고 있어 국내 일각의 반대에도 락토파민 함유 돼지고기 수입 개방을 밀어붙였다.
차이 총통은 또 내년 1월부터 대만군 퇴역군인지원위원회 관계자를 워싱턴에 파견함으로써 퇴역군인 지원 사업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방문단을 이끈 타카노 위원장은 "이번이 올해 들어 미국 국회의원들의 세 번째 방문인데 미국과 대만 모두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개선돼가고 있어 향후 미국 관리들의 대만 방문은 일상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타카노 위원장은 "대만을 방문한 것은 자유롭고 안전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과 대만의) 공동 책임이 전례 없이 굳건하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함"이라며 "차이 총통 집권 이래로 대만과 미국 간 관계는 10여년 이래 가장 안정적"이라고 상찬했다.
앞서 아시아 동맹인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한 타카노 위원장과 콜린 올레드, 엘리사 슬로킨, 새라 제이컵스, 낸시 메이스 등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5명은 25일 늦은 밤 미군이 운용하는 C-40 정부 전용기를 타고 대만에 도착해 이틀간의 대만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미국 연방의원들의 대만 방문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타카노 위원장 일행은 차이 총통 예방에 앞서 이날 오전 대만 정부의 퇴역군인지원위원회를 방문해 재향 군인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의원들은 이날 오후 대만 국방부를 방문해 대만해협 안보 위기 현황에 관한 대만 측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타카노 위원장 일행의 이번 대만 방문은 미·대만 관계, 지역 안보 등 주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국 의원들의 이번 대만 방문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만 밀착 행보 속에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한다면서도 현상 변경이나 평화 및 안정을 훼손하는 일방적 행동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언급지만 시 주석은 '레드라인'을 거론하면서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고 반박했다.
미국은 정상회담 직후 다음 달 화상으로 진행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을 공식 초청하는 등 중국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만과의 전방위 협력을 계속 강화해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미중 정상회담 직전 진행된 지난 10일 미국 의원단의 대만 방문 때 관련 활동을 일체 언론에 공개하지 않던 대만 당국은 이번에는 도착부터 차이 총통 예방 등 모든 일정을 적극적으로 내외신에 공개하고 있다.
대만 외교부는 타카노 위원장 일행의 도착 직후 낸 성명에서 "미국 하원의원들이 또 (대만을) 방문한 것은 미국 국회의 초당적이고 굳건한 대만-미국 관계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대만과 미국 국회 사이의 깊은 우의를 한층 심화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환영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미국 등 수교국이 대만 정부와 공식 교류하는 것에 반대하는 중국은 이번에도 거세게 반발할 전망이다.
방문단의 낸시 메이스 의원은 타이베이 도착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만 방문 소식이 새어 나가자 (주미) 중국 대사관이 이번 여행을 취소하라고 요구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고 폭로하면서 "우리는 코로나19 이후 다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의미 있는 방문을 하고 있는데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메이스 의원은 트위터에 타이베이 쑹산공항 도착 사진을 올리면서 ''대만공화국(Republic of Taiwan)'에 막 착륙했다"는 글을 적었다. '대만공화국'은 대만 독립 세력이 추구하는 국가명으로 대만의 공식 국가명인 '중화민국'보다 훨씬 더 싫어하는 표현이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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