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인구 증가세 꺾였다…출산율, 인구 유지 수준 아래로 ↓
합계출산율 2.0으로 하락…처음으로 '여초'도 발생
"지난 몇년간 인도 사회경제 상황 변화"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의 인구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과 외신이 25일 보도했다.
최근 공개된 인도 국가가정보건조사(NFHS) 2019∼2021년 조사에 따르면 인도의 합계출산율(TFR)은 처음으로 2.0을 기록, 인구가 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준인 2.1 아래로 내려갔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를 뜻한다. 이 수치가 2.1 미만을 기록하게 되면 인구는 차츰 감소하게 된다.
인도의 합계출산율은 5년 전 2015∼2016 조사에서는 2.2를 기록한 바 있다.
전국 60여만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는 도시 지역 합계출산율이 1.6으로 시골 지역(2.1)보다 훨씬 낮았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4명(2020년)이다.
26일 실시간 통계 조사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도의 인구는 14억명으로 14억4천700만명의 중국보다 다소 적다.
중국은 이미 인구 감소 추세로 접어든 상태라 지금 추세라면 인도는 오는 2027년께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는 인도에서 여성 인구가 처음으로 남성 인구를 추월하는 '여초(女超)' 상황도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인도 남성 1천명당 여성 인구는 1천20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2016년 조사에서는 남녀 성비가 1천명 대 991명이었다.
AFP통신은 "1876년 인도의 첫 인구 조사 이후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남아선호가 심각해 여아 낙태나 출생 미신고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인도에서 여초 현상이 발생한 것은 주목할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뭄바이 국제인구연구소의 난디타 사이키아 교수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이것은 물론 좋은 뉴스"라며 "지난 4년 동안 인도의 사회경제적 상황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여아에 대한 인도 사회의 의식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여성의 기대 수명이 더 길어진 점이 여초 현상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신생아 성비에서는 여전히 남초 현상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남아 1천명당 여아의 수가 929명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성비도 5년 전 1천명-919명보다는 다소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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