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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도 대기오염 악화 신음…항공편 지연·도로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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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도 대기오염 악화 신음…항공편 지연·도로 통제
라호르는 WHO 기준 20배 이상 악화…월요일 휴교령도 도입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수도 뉴델리가 세계 최악의 대기 오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웃 나라 파키스탄도 이에 버금갈 심각한 대기질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25일 dpa 통신 등 외신과 파키스탄 언론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 남부 대도시 카라치에서는 도시를 뒤덮은 스모그로 인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터키 이스탄불 등으로 향하려던 항공편이 여러 시간 지연됐다.
중부 펀자브주에서는 주도 라호르와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잇는 고속도로가 폐쇄되기도 했다. 스모그 때문에 가시거리가 짧아지자 당국이 긴급 조치를 도입한 것이다.
아울러 라호르 당국은 내년 1월 15일까지 월요일을 사실상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각 학교에는 휴교령을 내렸고 민간 기업에도 월요일에는 근무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당국은 주말을 3일로 늘려 주민 활동을 줄이면 대기오염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또 대기오염 물질 불법 배출 등을 단속하기 위해 특별 순찰대도 가동하고 있다.

파키스탄 각 도시의 대기오염 상황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지만 특히 라호르의 상황이 심각하다.
라호르 일부 지역의 26일 오전 공기질 지수(미국 AQI 기준)는 390까지 올라 뉴델리보다 상황이 나빠지기도 했다.
미국 AQI 단계는 좋음(0∼50), 보통(51∼100), 민감한 사람한테 건강에 해로움(101∼150), 건강에 해로움(151∼200), 매우 건강에 해로움(201∼300), 위험(301∼500)으로 나뉜다.
이날 라호르의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340㎍/㎥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일평균 안전 권고 기준 15㎍/㎥ 이하의 23배 수준이다.
라호르 주민 아부바케르 우메르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라호르가 살 수 없는 도시가 되고 있다"며 "창을 열거나 밖을 나가도 하늘을 볼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펀자브주 총리인 우스만 부즈다르는 지난 주 이같은 상황에 대해 '재앙'이라는 표현을 쓰며 우려했다.
파키스탄도 뉴델리 등 인도 수도권과 비슷한 이유로 10∼11월부터 대기질이 크게 나빠진다.
인도와 마찬가지로 파키스탄에서도 곡창지대의 농부들이 11월 중순 시작되는 파종기까지 논밭의 잔여물을 마구 태우는 바람에 엄청난 재가 발생한다.
또 대기오염 저감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발전소와 노후 공장이 매연을 뿜어내고 도심 빈민층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타이어 등 각종 폐자재를 태운 연기 등이 더해진다.
이런 오염물질은 겨울철 저온 등으로 인해 스모그로 응축돼 도시 상공에 머물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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