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에 뿔난 프랑스, 인니에 '손짓'…국방·해양협력 강화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국·영국·호주의 새로운 안보동맹 '오커스'(AUKUS) 출범에 뿔난 프랑스가 인도네시아와 국방·해양 협력 확대를 본격 추진한다.
프랑스가 호주의 디젤 잠수함 프로젝트 중단을 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역할 확대를 위한 정지 작업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 장관은 23∼24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를 공식 방문해 인도·태평양 국가와의 협력 증진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르드리앙 외교 장관은 전날 양자회담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 10년을 맞는 양국 관계를 긍정 평가하면서 향후 5년간의 협력 방향을 제시하는 '실천 계획'에 합의했다.
양국은 국방, 해양, 보건, 기후변화, 에너지 분야 협력에 우선 순위를 두기로 하고, 내년에 1차 해상 회의(maritime dialogue)를 개최하기로 했다. 외교·국방장관(2+2) 회의도 신설된다.
또, 인도네시아가 주요 20개국(G20) 의장국, 프랑스가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각각 맡는 내년에 교류 협력을 한층 확대하되, 특히 국방 분야 협력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여러 차례 프랑스를 방문해 방산업체 다소의 라팔 전투기 36대를 구매하는 협상을 진행했다.
르드리앙 외교 장관은 이번 자카르타 방문에서 프라보워 국방장관과 면담했으나, 별도의 합의안이 나오지는 않았다.
프랑스는 르드리앙 외교 장관의 인도네시아 방문을 계기로 코로나 백신 100만회 추가 기증,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에 5억 유로(6천670억원) 투입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프랑스는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손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지난 9월 오커스를 결성하면서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 보유 지원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호주가 프랑스와의 디젤 잠수함 건조 계약에서 발을 빼자 프랑스는 뒤통수를 맞았다며 강력 반발한 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역할 강화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남중국해와 접한 인도네시아는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오커스가 지역 내 군비 증강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며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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