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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잡기' 이례적 국제공조…미중 전격 손잡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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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잡기' 이례적 국제공조…미중 전격 손잡아(종합2보)
한·일·영·인도 등 원유 소비대국 동참…"이례적 연합" 평가
중 언론 "미국, 인플레 억제 위해 중국 도움에 의지"
유가 오히려 급등…방출량 미미하고 OPEC+ 반발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현윤경 기자 = 유가 고공행진으로 세계적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미국이 중국 등 세계 주요 에너지 소비대국과 연합해 유가 잡기에 나섰다.
한국과 인도, 영국, 일본은 물론 외교·경제·군사 등 전방위적으로 긴장이 커지고 있는 중국까지 미국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 제안에 응함으로써 이례적인 국제 공조 체제가 구성된 것이다.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를 낮추기 위해 비축유 5천만 배럴 방출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도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비축유 공동 방출 제안에 대한 동참 입장을 밝혔다.
한국 정부는 "구체적인 비축유 방출 규모와 시기, 방식 등은 추후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과거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공조에 따른 방출 사례와 유사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 역시 미국의 요청에 따라 비축유를 방출키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이 방출할 국가 비축유는 국내 수요의 1∼2일분에 해당하는 420만 배럴 규모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인도는 전략 비축유 중 원유 500만 배럴을 방출하는 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인도는 세계 3위 석유 소비국이다.
영국의 비축유 방출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이미 비축유를 방출하고 있다. 단,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 자체 계획에 따른 것인지 불분명하다.
미국이 다른 주요 석유 소비국과 조율해 전략적 비축유 방출을 결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제적 에너지난 속에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미국의 증산 요청을 거부하자 미국은 유가 억제를 위한 단기 처방책으로 국제 공조를 통한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파른 인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물가 잡기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특히 기름값을 표적으로 설정, 휘발유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AFP통신은 유가 억제를 위해 미국 주도 아래 중국, 인도, 일본, 한국, 영국이 참여하는 국제 공조를 '이례적인 연합'(an unusual coalition)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연합은 '반(反) OPEC 플러스(OPEC+)'가 출현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한 한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전했다. OPEC+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다.
이번 공조는 무엇보다도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분류되는 중국이 참여한 첫 번째 국제적 비축유 방출 공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더군다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이 중국과 전방위적인 갈등을 빚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영자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24일자 사설에서 "미국이 비축유 일부를 방출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중국에 기대고 있다"며 "이 같은 방향은 모두를 이롭게 할 것이지만,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시각은 중국이 비축유 방출 사안을 미중 협력의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사건건 충돌하는 G2를 포함한 주요 원유 소비국이 공동으로 비축유를 풀기로 했으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가 잡힐지는 미지수다.
비축유 방출 결정 소식에도 불구하고 23일 국제 유가는 오히려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T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3%(1.75달러) 오른 78.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대유행 후 경제활동 위축으로 원유 생산을 줄인 주요 산유국은 최근 미국의 잇따른 증산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증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가가 산유국의 동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까닭에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유가 상승세를 누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이 주도하는 전략적 비축유 방출 계획이 공개된 22일 OPEC+ 관계자는 "전략적 비축유 방출이 현재 석유시장 여건에 비춰 정당화될 수 없다"며 다음 달 2일 예정된 석유장관 회의에서 기존의 증산 계획마저 재고할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OPEC+는 다음달부터 하루 산유량을 40만 배럴 더 늘릴 계획이라고 이달 초 밝힌 바 있다.
에너지 리서치업체인 WTRG 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윌리엄스는 AFP에 "바이든 정부의 이번 발표로 산유국의 (증산) 계획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AFP에 따르면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국제 공조로 풀리는 원유의 총량은 기껏해야 7천만 배럴 정도로 추산한다.
이는 하루 1억 배럴 가까이에 이르는 전 세계 소비량에서 상대적으로 '쥐꼬리만 한' 분량이라는 것이다.
이번 비축유 방출이 미봉책에 불과해 결국은 산유국들이 적극적인 증산에 합의하지 않으면 유가 억제 노력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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