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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먼지 뒤집어쓴 소련 우주왕복선 '부란' 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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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먼지 뒤집어쓴 소련 우주왕복선 '부란' 사진 공개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러시아의 우주 왕복선 '부란'이 30여년 간 먼지를 뒤집어쓴 채 격납고 안에 방치된 모습이 23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코스모드롬) 근처 격납고에 보관 중인 부란 2대의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의 유인 우주 프로그램 감독관인 세르게이 크리칼료프의 격납고 방문을 계기로 촬영됐다.
공개된 사진에서 부란의 기체는 대체로 멀쩡한 모습이었으나 오랜 기간 사람의 손이 거치지 않은 듯 녹이 슨 상태였다.
사진을 보도한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기체 내부에 일부 장비가 사라졌었다고 전했다.
다만 파일럿 시트나 컴퓨터 화면 등은 여전히 보존돼 있었다.

특히 부란의 동체에는 인공위성 등 화물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용도로 화물칸과 큰 문이 달려 있지만, 내부에는 쓰레기만 남아 있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소련은 재사용 가능한 우주 비행체를 만들겠다며 1976년 부란의 개발을 시작했다. 부란은 러시아어로 '눈보라'를 뜻한다.
부란은 거대한 로켓 추진체인 '에네르기아'에 실려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는 방식이다. 추진 로켓은 1회용이지만, 사람이 타는 우주 비행선은 지구로 돌아와 다시 사용하려는 계획이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우주 왕복선(스페이스 셔틀)과 거의 유사한 형태인데, 이는 당시 기술력으로 제조 가능한 우주 왕복선의 사실상 유일한 형태였다는 분석이 많다.
1988년 소련은 부란의 무인 발사에 성공하기도 했다. 당시 부란은 지구 궤도를 돌고 착륙까지 무사히 성공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소련의 우주 계획 자체가 폐기 수순을 밟았다.
당시 제작됐던 부란 기체들은 러시아의 방치 속에 일부는 격납고 붕괴 사고로 폐기됐고, 일부는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이날 공개된 기체들은 1980년대에 제작된 뒤 격납고에서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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