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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난민 5천명 송환, 2천명 독일 수용' 합의 없었다"
리투아니아 대통령, 메르켈-루카셴코 전화 협상 내용 공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벨라루스에 체류 중인 중동 출신 난민 일부를 독일이 수용하고, 나머지는 출신국으로 돌려보내는 합의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이에 이루어졌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이날 자국 국경 지역 군인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난주 이루어진 메르켈 총리와 루카셴코 대통령 간 두 차례 전화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5천명의 난민과 2천명의 난민을 구분한 일은 없으며, 이와 관련한 어떠한 합의도 없었다"고 확인했다.

메르켈 총리는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지역에서 난민들이 폴란드 쪽으로 월경을 시도하며 폴란드 측 국경수비대와 무력 충돌을 벌인 지난주 15일과 17일 잇따라 루카셴코 대통령과 통화했다.
통화 후 일부 언론은 두 정상이 벨라루스에 있는 7천 명의 난민 가운데 5천 명을 출신국으로 돌려보내고, 다른 2천 명은 독일이 수용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메르켈 총리와 통화하면서 메르켈-루카셴코 간 협상 내용에 대해 상세히 전해 들은 나우세다 대통령이 그러한 합의가 없었다고 확인한 것이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메르켈) 독일 총리의 (통화) 목적은 인도주의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었다"면서 "위기 해결은 (벨라루스) 민스크로 (난민들을 태운 항공기의) 추가 비행을 중단시키고, 난민들을 본국으로 태워 가기 위한 비행을 장려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 두 가지 위기 해결 방안이 모두 상당히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벨라루스 내 난민 사태는 지난 9월께부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시리아 등 중동 지역 출신 난민들이 EU 국가로 입국하기 위해 벨라루스로 들어와 인접한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의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다 이달 8일 벨라루스 내 난민 수천 명이 한꺼번에 폴란드 쪽 국경으로 몰려들어 월경을 시도하면서 위기가 고조됐다.
폴란드는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경과 군사 장비들을 증강 배치해 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벨라루스-폴란드 국경검문소인 '브루즈기-쿠즈니차'에서 난민 수백 명이 돌과 보도블록 등을 던지며 국경을 넘으려 하자, 폴란드 군경이 물대포와 섬광탄 등으로 대응하면서 양측 간에 치열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후 벨라루스 당국이 국경 인근 물류 센터에 임시 수용소를 마련하고 검문소 인근에 있던 난민 약 2천 명을 수용하면서 무력 충돌 사태는 일단 진정됐다.
EU는 지난해 대선 부정 의혹으로 서방 제재를 받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정권이 EU에 부담을 안기고, EU 회원국 내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일부러 난민을 불러들여 EU 국가들로 내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벨라루스 동맹국인 러시아가 난민을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을 기획하고 벨라루스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난민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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