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묶인 6조어치 알루미늄, '최악 공급난' 해법 될까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중국의 생산량 감축으로 알루미늄이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보이고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베트남 정부가 2019년 압류한 막대한 양의 알루미늄이 주목받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호찌민에서 50㎞ 떨어진 곳에 180만t에 이르는 시가 50억 달러(약 5조9천300억원) 상당 알루미늄을 보관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업체인 중국베트남알루미늄(GVA) 유한회사가 중국에서 들여온 이 알루미늄은 미국과 베트남의 반덤핑 조사를 받아왔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던 미국이 중국산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매기자, 베트남으로 원산지를 둔갑시켜 우회 수출하려던 물량이라고 본 결과다.
이러한 의혹과 관련한 1차 조사는 증거 부족으로 중단됐으나, 관련 당국은 아직 수사 결과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국인 중국이 전력난과 탄소배출 규제로 생산량을 줄이면서 알루미늄 부족과 가격 상승이 심각한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올해 들어 35.36% 뛰어올랐다. 지난 10월에는 한때 t당 3천 달러를 넘어서며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자동차 부품부터 캔 제조업체까지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세계 모든 기업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현재 알루미늄 재고가 대규모로 쌓인 곳은 베트남뿐이라고 전했다.
또, 베트남 당국에 압류된 알루미늄의 양은 세계 2위 인구국인 인도의 연간 알루미늄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라면서, 시장에 풀리기만 한다면 알루미늄 품귀 현상을 단번에 해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원자재 거래업체 콩코드 리소시즈의 덩컨 홉스 애널리스트는 "(베트남의) 비축량은 20년 내 최악의 (알루미늄) 부족 상황을 해소하는 걸 넘어 여유분이 남을 규모"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베트남 당국이 관리 중인 알루미늄이 가까운 시일 내에 시중에 풀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원자재 시장 분석기관인 CRU는 해당 물량의 압류 해제 시점을 가늠할 수 없고 일부 물량은 너무 오랫동안 방치돼 고철이 됐을 것이라면서 알루미늄 글로벌 재고 추산에서 최근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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