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산유국 미래 먹거리는 AI…로봇·빅데이터 투자 박차
UAE·사우디, 대형 AI 프로젝트에 대규모 장기 투자 주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중동 산유국에 수십 년간 부를 안긴 화석연료가 기후변화 '주범'으로 몰리면서 이들 산유국이 미래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로봇이 손님을 맞이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건설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엑스포 전시장에서 걸프지역 산유국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이 AI에 미래를 걸고 로봇과 빅데이터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원장은 70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입해 모나코 2배 면적에 5G 기반의 첨단 시설로 건설된 엑스포 전시장이 걸프의 미래도시이자 기술산업 허브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0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초연결성과 에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대형 상업용 신도시를 건설하는 '네옴'(NEOM) 프로젝트에 5천억 달러(약 600조원)를 투입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들 걸프 산유국이 화석연료에 더는 의존하지 않고 기술과 관광 등 비(非)석유분야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며 AI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해설했다.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중동지사의 카베 베살리 분석가는 이들을 '변화의 필요성을 알고 있는, 미래 지향적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지도부라고 평가했다.
바레인 초등학교의 AI 교육과정과 UAE의 드론을 이용한 자동배송 계획, 2030년까지 모든 운송의 25%를 자동화하는 두바이 계획 등은 모두 걸프국들의 기술에 대한 열망을 잘 보여준다.
PwC에 따르면 2030년 15조7천억 달러(약 1경9천조원)로 예상되는 세계 AI 산업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석가들은 그러나 UAE와 사우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등 걸프국은 더 장기적인 게임을 하고 있으며 경쟁국을 뛰어넘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PwC는 UAE와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중동 지역 AI 산업의 연 성장률이 20∼34%에 이른다며 두 나라 각각 2030년엔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이 분야에서 얻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살리 분석가는 걸프국이 AI에 대해 20∼50년의 장기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이는 민간부문이나 다른 서방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UAE는 2017년 첫 인공지능부 장관을 임명하고 AI 전략을 세우는 등 AI 개발에 적극적이다.
UAE는 2031년까지 AI 선도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신경제와 사업 기회를 창출해 910억 달러(약 108조원) 규모의 추가 성장을 이룰 계획이다.
특히 걸프국의 AI 업체는 대부분 국영 또는 반관영이어서 단기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런 특성은 그동안 석유·가스 부문 외 다른 분야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를 기억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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