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하루만에 미중 "양국 언론인 비자제한 완화"(종합2보)
"미국, 중국 언론인 1년 복수비자…중국, 동등대우"…국무부 "환영, 초기 단계"
중국 "완화 조치 합의…미국, 관련 정책 신속히 이행하길 희망"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이상헌 한종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 정부가 상대국 언론인을 상대로 한 사실상의 추방 조치를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양측은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상호존중과 상호이익의 원칙에 따라 비자 완화 조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약속을 지켜 관련 조치와 정책을 신속히 시행하고 중국과 함께 양국 언론을 위해 노력해 상대국에서의 생활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를 인용해 미국이 중국 언론인들에게 1년짜리 복수비자를 발급하기로 했으며, 중국도 미국의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 언론인을 동등하게 대우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중국이 자국에 체류 중인 미 언론인들이 자유롭게 입·출국할 수 있게 허용하겠다는 점을 약속했다면서 미국 역시 중국 언론인들에게 유사한 조치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이러한 진전을 환영하지만, 이는 단지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며 "중국에서의 언론 환경이 최근 몇 년간 상당히 악화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맞선 조치였던 상대국 언론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은 정상회담을 앞둔 갈등 억제 차원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미중 간의 이런 조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화상 정상회담 직후 알려졌다. 차이나데일리는 언론인 비자에 대한 이번 합의는 정상회담 전에 합의된 사안이라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중국 정부는 지난해 자국 주재 상대국 언론인들에 대한 규제 조치를 취했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인민일보 등 9개 중국 관영매체를 중국 정부 통제를 받는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하면서 미국에서 일하는 중국 언론인의 수를 줄이는 한편 이들의 체류 기간을 90일로 제한하되,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은 이를 정치적 탄압이라며 자국 주재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기자들의 기자증을 회수하고 추방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당시도 기술과 무역, 인권 이슈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중 관계가 악화하던 때로, 양국은 자국 주재 상대국 영사관을 서로 폐쇄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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