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 뒤처진 이탈리아…이제서야 공문서 온라인 발급 개시
인터넷 등기소 시스템 도입…'서류 하나 떼는 데 몇 시간' 비효율 개선 기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종 공문서를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15일(현지시간) '인터넷 등기소'(ANPR)라고 명명된 공문서 온라인 발급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국민은 출생·혼인·거주·시민·가족 증명서 등 14종의 공문서를 집에서 간편하게 내려받을 수 있다. 15유로(약 2만 원) 상당의 수입인지 없이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2000년대 초중반 일찌감치 공문서 온라인 발급 제도를 도입한 한국 등 다른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 한참 뒤늦은 것이지만 이탈리아 정부가 핵심 정책과제로 추진하는 '디지털 국가 전환'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에서 제공하는 팬데믹 회복기금 1천915억 유로(약 260조 원)를 기반으로 한 국가 구조 개혁 프로젝트의 하나로 '디지털 경제사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제도 도입으로 당장 시민들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아에서는 단순한 공문서 하나 떼는 데만도 수 시간을 허비해야 할 정도로 관공서 관료주의로 악명 높은 국가다.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관공서가 방문 예약제를 도입하면서 공문서를 발급받는데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인데 이를 온라인으로 전환함으로써 이러한 사회적 낭비 요소 하나를 없앤 셈이다.
비토리오 콜라오 기술혁신·디지털전환 장관은 이번 제도 시행을 두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공공행정 혁신의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도 시민들이 오랫동안 염원해온 이번 제도 시행을 축하했다.
그는 15일 오전 서비스 개시 직후 로마 퀴리날레궁 집무실에서 온라인 공문서를 내려받으며 '서비스 1호 이용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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