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상사설망 단속 강화…"역대 최고 강력 규제"
홍콩매체 "다국적기업, 본사·구글·영어뉴스 접속 난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만리방화벽'(The Great Firewall)이라 불리는 인터넷 검열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역대 최고 수준의 새로운 규정을 내놓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A)은 지난 14일 '네트워크 데이터 안보 관리 규정' 초안을 발표하고 한달간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초안은 "어떤 개인이나 단체도 국경을 넘는 데이터 안보 관문을 우회하거나 관통하기 위한 인터넷 접속·서버 구축·기술 지원·홍보·앱 다운로드·결제를 포함한 프로그램·장비·경로 혹은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명기했다.
이어 위반시에는 해당 서비스로 얻은 이익의 10배 이하나 최대 50만 위안(약 9천245만원)의 벌금을 물리며 사업면허를 박탈한다고 밝혔다.
SCMP는 "이는 지금까지 중국 당국이 불법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VPN(가상사설망) 단속을 위해 선보인 규정 중 가장 강력하다"며 "정부의 인터넷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기업활동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안기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식적으로 중국에서는 세계 대부분 사람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유튜브, 트위터, 메타(옛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지메일, 넷플릭스, 위키피디아 같은 서비스 접근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한국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것이 단적으로 증명하듯, 다양한 VPN이 사실상 성행 중이다.
SCMP는 중국이 허가되지 않은 해외 인터넷 접속에 대한 단속을 시도한 것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2009년 법 개정을 통해 "컴퓨터 정보 시스템을 불법적으로 통제하거나 방해하는 장비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고 전했다.
이어 '만리방화벽'은 1998년 만들어져 2003년께 시행됐으나 초기에는 기술적으로 발전하지 못했고 관련법도 산발적으로 적용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2017년에 이르러 VPN 단속을 본격화했는데, 당시 애플은 중국 앱스토어에서 674개의 VPN 앱을 제거했다고 미국 상원에서 밝혔다.
SCMP는 당국의 새로운 규정으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들에 새로운 난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해외의 본사와 연락하거나 중국에서는 검열에 가로막힌 구글, 메타, 영어뉴스 사이트 등에 접속하기 위해 VPN이나 그와 유사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특정 거대 다국적기업에는 만리방화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특별허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허가 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VPN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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