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회폭동 당시 '펜스 부통령 교수' 주장 옹호
"그게 상식…어떻게 사기 투표를 의회로 넘기나"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대선 사기를 강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의회 폭동 당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을 교수하자는 자신의 과격 지지자들의 주장에 대놓고 동조한 사실이 공개됐다.
12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등 미 언론은 ABC뉴스 조나단 칼의 신간 '배신, 트럼프 쇼의 마지막 장'이라는 제목의 책의 일부 인터뷰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먼저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폭도들이 "마이크 펜스를 교수하라"고 외치며 의회를 습격한 것에 대해 "그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가 사기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느냐. 어떻게 사기 투표를 의회로 넘길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폭동 과정에서 펜스 전 부통령의 안위를 걱정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아니다. 그가 잘 보호받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가 무사하다고 들었다"며 "그가 건재하다고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와 관련, 펜스 전 부통령과 가족들은 1월 6일 폭도들이 상원에 다다르기 직전에야 피신하는 등 아슬아슬한 위기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재임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충직한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지만, 대선 패배 직후 '선거 사기' 주장에는 거리를 뒀다.
그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 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이를 뒤집어줄 것을 압박하자, 거부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인증해 극우 진영의 공분을 샀다.
두 사람은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남은 재임 기간 사실상 말 한마디 주고받지 않는 냉랭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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