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논의에 석유가스 로비스트 대거 참석…영국 대표단의 두배"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기후위기 대책을 모색하는 자리에 주 타깃인 석유와 가스업계의 로비스트들이 대거 참가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BBC는 8일(현지시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가한 화석연료 업계 관계자가 영국을 포함해 어느 국가의 대표단보다도 많다고 보도했다.
영국 비정부기구(NGO) 글로벌 위트니스가 COP26 참가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화석연료업계 관련 인사가 503명에 달했다.
이는 국가 대표단 중 가장 규모가 큰 브라질(479명)보다도 많다. 영국 대표단(230명)의 두배가 넘는다.
글로벌 위트니스 측은 화석연료업계 대표단은 로비스트라고 지적하며 참석 금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유엔 기후변화 논의가 25년간 진정한 성과를 내지 못한 큰 이유는 화석연료 업계 영향"이라고 말했다.
화석연료업계 관련 참가자는 지난 20년간 기후변화로 가장 타격을 입은 8개 국가의 대표단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고 이들은 전했다.
화석연료 기업 100군데 이상, 단체와 협회 30곳 이상에서 대표를 보냈다.
석유와 가스 추출을 계속하기 위해 탄소 거래를 강조하는 대형 석유회사의 지원을 받는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에서는 103명이 참가했다.
글로벌 위트니스 측은 "기후위기 대응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현상유지를 하는 거짓된 해법을 밀어붙이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IETA는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효율적인 시장 기반 방안을 찾는 것이 목적이며, 회원 중엔 화석연료 관련 업체가 아닌 다른 업종도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가들은 "담배회사 로비스트들의 회의 참석이 금지되고서야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배 금지에 진지해졌다"며 석유가스 업체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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