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 기지개…팬데믹 타격 딛고 속속 흑자전환
라이언에어·델타 코로나19 이후 첫 분기별 흑자
"연료값 폭등·조종사 구인난 등 악재 산적" 진단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움츠렸던 글로벌 항공사들이 속속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기지개를 켰다.
5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지난 1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라이언에어는 이번 분기에서 영업이익 2억2천500만 유로(약 3천80억원)를 올려 2019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적자를 벗어났다.
이 같은 반등은 코로나19로 꺾였던 승객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다.
올해 2ㆍ3분기 라이언에어 승객은 3천910만명에 달해 지난해 동기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와 비교하면 54% 적은 것이다.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남은 회계연도가 힘겨울 것으로 보이며, 특히 겨울에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내년 여름에는 저가 정책, 승객 증가에 힘입어 "강력한 회복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델타항공도 지난달 애널리스트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델타항공은 3분기 영업이익이 12억 달러(1조4천억원)에 달해 코로나19 이후 두번째 분기별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정부 지원금 없이 흑자를 달성한 것은 이번 분기가 처음이라고 미 경제방송 CNBC는 짚었다.
다만 이같은 영업이익은 2019년과 비교하면 19% 낮은 것이긴 하다.
3분기 매출 또한 91억5천만 달러(10조8천억원)로 애널리스트 예상(84억 달러)을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항공 업계는 올여름까지만 해도 델타 변이 때문에 승객 확보가 어렵겠다고 울상을 지었으나 해외 출장이 재개된 게 힘이 됐다.
또 코로나19 백신 확대 속에 주요국이 속속 해외 여행객에 빗장을 풀면서 수요 회복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먼 실정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진단했다.
각국 정부가 수혈해주는 지원금과 금융 업계 협조 덕택에 항공 업계가 생명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FT 지적이다.
실제로 라이언에어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내년 3월 끝나는 회계연도 기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1억∼2억 유로 적자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7월까지만 해도 "소폭 적자 또는 본전"을 점쳤다가 한발 후퇴한 것이다.
FT는 특히 세계를 덮친 물류 대란, 항공유 가격 폭등, 미국 조종사·승무원 구인난 심화 등을 악재로 꼽았다.
그러면서 "출장 승객이 여행 승객보다 수익률이 높은데, 출장 수요 회복세가 예상에 못 미치는 속도를 보이면서 과연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짙어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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