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총재 "코로나 수습 후에도 대규모 금융완화 유지"
구로다, 기시다와 첫 회동 후 밝혀…"미국·유럽과 일본은 달라"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습 후에도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만난 뒤 기자단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11월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개시를 결정한 것에 대해 "유럽·미국과 일본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지만, 자금 융통 등에 대한 지원은 내년 3월까지 계속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구로다 총재는 지난 2일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재무상 및 야마기와 다이시로(山際大志郞) 경제재생담당상과 만난 자리에서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2% 물가상승 목표'가 담긴 2013년 정부와 일본은행의 공동성명을 유지한다고 확인했다.
저성장·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일본에선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을 2%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지만 달성되지 않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물가상승률 2% 목표 달성을 위해 단기 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고 장기 금리를 0% 정도로 억제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이날 기시다 총리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가 구로다 총재를 만난 것은 지난달 4일 취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경제·물가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치 대비 0.4%포인트 낮춘 3.4%로 전망하면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0.6%에서 0.0%로 낮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침체가 계속됐고,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이 수출과 생산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 GDP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 하향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같은 날 끝난 정책위원회·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 없이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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