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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미국인 생명줄"…미 정부, 펭귄랜덤하우스 공룡화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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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미국인 생명줄"…미 정부, 펭귄랜덤하우스 공룡화 제동
법무부, 출판업계 1위·3위 합병에 반독점 소송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최대 출판사인 펭귄랜덤하우스와 유력 작가를 다수 보유한 저명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의 합병에 제동이 걸렸다.
작가 보호와 독자들의 읽을 권리 보호를 이유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소송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 법무부는 2일(현지시간) 출판시장 1위인 펭귄랜덤하우스와 업계 3위의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의 21억7천500만달러(약 2조4천억원) 규모 합병 계약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소장에서 "책은 역사적으로 미국 공공의 삶을 형성해 왔고 작가들은 미국 출판계의 생명줄"이라며 "만약 세계 최대 출판기업이 주요 경쟁자 중 하나를 인수하게 된다면 전례없이 출판 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미국의 작가들과 소비자들은 이 같은 반독점 합병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책 출판이 줄고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다양성이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독일 베텔스만이 모기업인 펭귄랜덤하우스는 미국 출판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사이먼앤드슈스터는 스티븐 킹과 존 그리샴, 댄 브라운, 힐러리 클린턴 등 저명 작가를 대거 보유한 출판사로서, 지난해 모기업 비아콤CBS가 비핵심자산 처분의 일환으로 매각을 선언하며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사이먼앤드슈스터는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의 '격노'를 비롯해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밤' 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서적들을 잇달아 출간하기도 했다.
이들 두 출판사의 판매 수익을 합치면 미 출판협회 기준 전체 시장의 20%에 달하고, 시장 점유율로는 27%에 육박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2019년 기준으로 양장본 베스트셀러의 49%가 이들 두 출판사에서 나왔다는 통계도 있다.
일각에서는 주요 반독점 소송의 하나로 꼽힐 이번 소송이 바이든 행정부 들어 기업 인수·합병에 대해 달라진 기류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의 덩치 키우기에 한층 엄한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고 특히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대해 본격적인 견제의 움직임을 보이는 분위기가 이번 결정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것이다.
양사는 법무부의 소송 제기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합병을 가로막는 것은 법무부가 보호한다고 주장한 바로 그 작가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이라며 "우리는 소송에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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