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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겪은 1차 대멸종 원인 "바닷물 산소결핍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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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겪은 1차 대멸종 원인 "바닷물 산소결핍 아냐"
4억4천500만년 전 후기 오르도비스기 탄산염암 요오드 측정 결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는 약 6천6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 충돌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5차례의 대멸종을 겪었다.
지구에 생명체가 출현한 이래 생물 종의 다양성이 급감한 것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11차례가 넘지만, 그중에서도 생물 종이 거의 다 사라지다시피 한 대형 멸종사건만 다섯 차례나 된다.
이는 화석으로 남은 증거로 파악한 것인데, 일부 학자들은 인류가 초래한 지구온난화로 6번째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지구의 첫 대멸종은 약 4억4천500만 년 전 후기 오르도비스기에 일어났다. 해양 생물 종의 85%가 멸종했는데, 육지에 접한 얕은 바다에 살던 해양 생물 대부분이 사라졌다.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교 알렉산더 폴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후기 오르도비스기 대멸종'(LOME)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대멸종과 이를 전후한 해양 환경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발표했다.
오르도비스기 바다에는 아직 척추동물은 많지 않았지만 조개나 달팽이, 해면 등과 같은 낯익은 생물은 물론 지금은 완전히 사라지거나 개체 수가 극도로 줄어든 삼엽충이나 완족류(腕足類), 바다나리(crinoid) 등과 같은 다양한 생물 종이 살았다.
이런 해양생물 중 상당수가 약 50만~200만 년에 걸쳐 바닷물의 산소 부족으로 멸종하고 만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연구팀이 이 시기에 형성된 탄산염암의 요오드(I) 원소 농도를 측정해 바다 깊이에 따른 산소 수치를 확인한 결과, 산소 결핍이 원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탄산염암의 요오드 농도는 지구 역사에서 해양 산소의 변화를 나타내는 척도로 이용돼 왔다.
연구팀은 요오드 자료와 컴퓨터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를 통해 대부분의 생물 종이 서식했던 얕은 바다에서는 산소부족 현상이 발생한 어떤 증거도 없다는 점을 확인했는데, 이는 후기 오르도비스기에 다른 요소와 결합해 나타난 기온 하강이 대멸종의 원인일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시기에 오히려 깊은 바다에서 산소 결핍이 포착됐는데 이는 기존 해양 산소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으로 지적됐다.



폴 박사는 "대기 중 산소는 찬물에 더 잘 녹아들기 때문에 기온이 떨어지면 바닷물 상층부의 산소가 늘어난다"면서 "지구 역사에서 바닷물의 산소결핍은 화산폭발로 유발된 온난화와 연관돼 있어 깊은 바닷물에서 산소결핍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연구팀은 해류 순환이 이런 현상을 촉발했을 것으로 분석하면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기온 하강이 해류 순환 양상을 바꿔 산소가 풍부한 얕은 해역의 바닷물이 깊은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중단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저자인 시러큐스대학 지구·환경학 교수 뤼쥔리 박사는 기온 저하도 해양 일부에서 산소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한 것은 이번 연구의 최대 성과라고 했다.
그는 "수십 년간 이 분야의 지배적인 통념은 지구온난화가 대양의 산소를 잃게 만들어 해양 서식지에 타격을 가하고 전체적인 생태계에 불안정하게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 기온 저하 때도 바닷물의 산소 수치가 떨어진 적이 여러 차례 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후기 오르도비스기 대멸종의 원인이 확실히 밝혀진 것이 아니고 앞으로 상당기간 논쟁이 이어지겠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산소 수치의 변화를 대멸종의 단일 원인에서 배제하고, 기온 변화가 대멸종을 초래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데이터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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