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혐의로 20년 복역 미 죄수, 사형집행 보름 전 중단 권고돼
오클라호마주 사면·가석방위 "형집행 정지하라"…최종운명은 주지사 손에
3년 전 관련 다큐 방영 계기로 각계서 사면 목소리…유족은 반발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미국 오클라호마주 사면·가석방 위원회가 20년 이상 계속 무죄를 주장해온 사형수에 대해 사형 집행 불과 보름 남짓을 앞두고 형 집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A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원회는 이날 공청회에서 오는 18일 사형 집행이 예정된 줄리어스 존스(41)에 대한 형 집행을 중단하고 그의 형량을 가석방이 가능한 종신형으로 감형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또 이러한 내용을 케빈 스팃 오클라호마 주지사에게 전달했다.
앞서 위원회는 화상으로 존스의 결백을 주장하는 한 남성의 증언 등을 청취했으며, 이후 이어진 투표에서 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이러한 결정에 동의했다.
나머지 위원 2명 가운데 1명은 반대 의견을 냈으며, 사형수 존스의 변호사와 평소 친분이 있는 또 다른 위원 1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다수 의견을 낸 위원들은 존스의 유죄를 입증하는 데 사용된 증거들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나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검사 출신 위원은 무죄를 주장하는 존스의 증언이 진실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존스는 19살이던 1999년 차량 탈취 도중 총으로 백인 남성인 폴 하월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뒤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최근까지 계속해서 살인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 사건은 2018년 3부작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방영됐으며, 이후 각계 유명인사들은 그의 형 집행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존스의 가족도 해당 사건이 발생할 무렵 그가 자신들과 함께 집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결백함을 강조했다.
또 유죄 판결이 나온 데는 존스가 흑인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유족들은 여전히 존스가 살인범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피해 남성의 여동생은 사면·가석방위원회에 출석해 존스가 오빠의 어린 두 딸 앞에서 오빠에게 총을 쏘는 것을 확실히 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그가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8일로 예정된 존스의 사형 집행 여부는 스팃 주지사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오클라호마주에서 사면·가석방 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사형수의 형 집행이 중단된 것은 2010년이 마지막이다.
스팃 주지사 전임자인 메리 팰린 전 주지사는 사형수에 대한 구명을 권고한 위원회 의견을 거절한 바 있다.
한편 오클라호마주는 사형 절차 및 방법 등과 관련한 반복된 논란으로 지난 6년간 사형집행을 유예했었다.
그러나 지난주 재개된 첫 사형집행에서 사형수가 처형 도중 경련과 구토를 일으키는 등 잡음이 발생하자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또다시 여론이 들끓고 있어 존스의 운명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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