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상에 기시다파 좌장 부상…문부상 시절 '독도 일본땅'지침(종합)
총리 야심가 하야시 요시마사…"아직 이르다" 목소리도
오노데라 전 방위상도 거론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 간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66) 외무상의 후임으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60) 전 문부과학상이 부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산케이신문은 새 외무상에 하야시 전 문부과학상을 기용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하야시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이끌어온 자민당 내 파벌인 고치카이(宏池會·일명 기시다파) 좌장이다.
참의원(상원) 5선 경력의 그는 지난달 31일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지역구(소선거구)에 출마해 당선했다.
장차 총리가 되겠다는 야심을 표명해온 그는 중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8월참의원 의원직을 내놓았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서 중의원은 총리가 되기 위한사실상 필수 조건이다.
자민당이 하야시를 야마구치(山口)3구에 공천하면서 이 지역구를 맡았던 대표적 지한파 의원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78) 전 관방장관은 정계에서 물러났다.
도쿄 출신으로 도쿄대 법학부를 나온 하야시는 미쓰이(三井)물산 등의 회사원 생활을 거쳐 1995년 참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해 정계에 입문했다.
그의 부친은 나카소네(中曾根) 내각에서 후생상을 지낸 하야시 요시로(林義郞·1927~2017·중의원 11선)다.
하야시는 2008년 후쿠다(福田) 내각에서 방위상, 2009년 아소(麻生) 내각에서 경제재생정책상, 2012년 2월 시작된 제2차 아베 내각에서 농림수산상과 문부과학상을 지냈다.
그는 대한헌정회와 일본 정치인들이 2019년 8월 도쿄 중의원 제1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가까운 이웃나라 공존공영하는 한일 양국'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한일 관계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로 당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던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이 세미나에서 일본 측 정치인들은 한국 대법원의 징용 판결을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밝혔다.
하야시가 문부과학상으로 재직하던 2018년 3월 문부과학성은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고 가르치도록 하는 고교학습 지도요령을 확정·고시했다.
2012년 12월 다시 발족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독도가 자국 땅이라는 일방적 주장을 학교 교육 현장에 반영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이에 따라 일본 교육 당국은 수년에 걸쳐 교과서 기술 지침 등의 개정을 반복했는데 하야시 역시 1년 남짓 교육 사령탑으로 재직하며 이런 기조에 발을 맞춘 셈이다.
그는 농림수산상으로 재직하던 2013년과 2014년에는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의 여름 제사에 맞춰 초롱(전등의 일종)을 봉납한 이력이 있다.
문부과학상 시절인 2017년과 2018년에는 패전일(8월 15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민영방송 네트워크인 ANN은 하야시가 참의원에서 중의원으로 이제 막 갈아탄 상황이라서 자민당 내부에서 "아직 (외무상을 하기에는) 이르다"며 신중한 대응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다고 2일 분위기를 전했다.
이 매체는 역시 고치카이(宏池會) 소속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방위상을 외무상으로 추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10일 예정된 특별국회에서 새 총리로 지명된 뒤 제2차 기시다 내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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