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바이든에 '핵 선제 불사용' 용기 있는지 의심"
환구시보 사설서 지적…"중국은 2차 핵 타격 능력 발전시켜야"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 관영 매체가 미국의 핵무기 '선제 불사용'(no first use)으로 정책 변화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대외 강경 논조를 대변해온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달 31일 인터넷판에 올린사설에서 "바이든 정부가 진정으로 핵무기 선제 불사용을 선포하거나 그 의무를 스스로 부과하는 정책을 채택할 경우 의심할 것 없이 환영할 일"이라면서 "그렇게 된다면 전세계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낼 것"이라고 썼다.
그러나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국(大國) 경쟁' 강화 전략을 이어가면서 현재의 대국 간 관계는 오바마 정부 때보다 더 긴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에게 핵무기 사용을 제한하는 길로 실질적으로 발걸음을 옮길 용기가 있는지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바이든 행정부가 핵무기 선제 불사용 정책의 조건으로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나라에 요구 사항을 제시할 공산이 크다고 예상하고, 그 경우 중국에 새로운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은 역시 스스로 할 일을 잘해서 본국 핵 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우리는 핵 선제 불사용을 선포한 유일한 핵 대국으로, 2차 타격 능력(타국의 핵무기 공격을 받은 후에도 그 나라를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일본 교도통신 등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핵무기 정책으로 '선제 불사용'(no first use)을 채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미국의 동맹국들이 이를 막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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