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한복입고 딱지치기…"달고나 실패했지만 맛있어요"
한국문화 종합체험 행사 '한국광장 2021' 성황리에 열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이번이 두 번째인데 또 실패했어요. 어려워요. 그런데 달고나 맛있어요!"
하트 모양의 달고나 뽑기에 실패한 클라라 씨는 부서진 달고나를 맛있게 먹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30일 오후 홍콩 최고 번화가인 센트럴의 문화공간 PMQ에서 열린 한국문화 종합체험 행사 '한국광장 2021'을 즐기는 중이었다.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한국문화원, 홍콩의 한국인 사회가 함께 마련한 '한국광장 2021'에서는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한국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한국 전통놀이 체험, 한복 입고 사진찍기, 태극기 바람개비 만들기, 전통 보자기로 선물 포장하기, 한국기업들의 제품을 홍보하는 부스 등이 운영됐다.
핼러윈을 앞둔 토요일 오후인 이날 PMQ 주변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는 등 시내가 인파로 가득한 가운데, '한국광장 2021'도 행사장 입구에서 입장객 수를 통제해야 할 정도로 북적였다.
입장객들은 딱지치기, 제기차기, 구슬치기, 윷놀이 등을 체험하며 신기해했고, 도중에 무대에서 진행된 태권도 시범단의 공연에 큰 관심을 보이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나란히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은 토미와 미셸 씨 커플은 "평소 한국 드라마 즐겨보고 '오징어 게임'도 재미있게 봤다"며 "코로나19로 한국에 못가는데 이런 행사가 열려 즐기러 왔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놀러 나와 다같이 한복을 차려입은 재클린 씨는 "한복이 한국을 대표하는 의상이고 예뻐서 다같이 입고 사진을 찍기로 했다"며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고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데 주말에 이런 행사가 열려 즐겨보려고 왔다"며 웃었다.
딱지치기에 도전한 10세 지지 양은 "너무 어렵다. 딱지가 뒤집어져야 하는데 안 뒤집어진다"며 발을 굴렀다.
지지 양의 엄마는 "내가 한류 팬"이라며 딱지치기가 끝나자 딸에게 한복을 입혀 사진을 찍혔다.
행사장을 찾은 백용천 한국총영사도 딱지치기에 도전했지만 좀체 성공하지 못해 아쉬워했다.
'오징어 게임'을 본 이들은 특히 '달고나' 뽑기에 큰 흥미를 보였다.
달고나는 행사장에서 일련의 체험코너를 돌면서 도장을 받아와야 하나씩 얻을 수 있었는데, 너도나도 달고나를 얻기 위해 열심히 코너 탐방을 하며 도장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달고나를 얻은 사람들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노릇노릇한 달고나에 찍힌 모양대로 조심스럽게 '뽑기'를 하느라 온 정신을 집중했고, 그려진 모양대로 뽑기에 성공한 이들은 금메달이라도 딴 듯 기뻐했다.
'오징어 게임'을 보고 꼭 해보고 싶었다는 한 커플은 행여 실패할까봐 이쑤시개를 여러 개 구해와서는 아주 천천히 한땀한땀 정성들여 뽑기에 도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영호 한국문화원장은 "코로나19로 한국 관광을 못 하는 홍콩인들에게 한국을 간접적으로나마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행사가 대성공이다"고 말했다.
'한국광장 2021'은 핼러윈인 31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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