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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케임브리지대·프랑스 박물관, 아프리카 약탈 문화재 반환
독일도 내년부터 반환 시작…영국박물관은 반환에 부정적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프랑스 케 브랑리 국립박물관이 27일(현지시간) 식민지 시대에 서아프리카에서 약탈한 문화제를 반환, 수많은 약탈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서방 국가들의 반환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로이터와 AP 통신 등은 이날 케임브리지대 지저스칼리지와 프랑스 케 브랑리 박물관이 각각 1890년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베냉에서 약탈한 문화재를 양국에 반환했다고 전했다.
지저스칼리지는 1897년 영국군이 현재의 나이지리아에 위치한 베냉 왕국에서 약탈한 수백 점의 청동 유물 중 하나인 청동 수탉 조각상을 나이지리아 대표단에 돌려줬다.
베냉 청동 유물은 아프리카에서 문화적으로 가장 중요한 유물 중 하나로 꼽힌다. 반환된 청동 수탉은 약탈당한 뒤 지저스칼리지의 한 학생 부모가 1905년 대학에 기증했으며, 대학 측은 2019년 나이지리아에 반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니타 앨레인 지저스칼리지 학장은 반환행사에 앞서 "이번 반환은 유물의 역사와 독특한 유산 가치에 대한 존중이라는 면에서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대학 측에 유물 반환에 선구적으로 나서준 데 감사를 표하고 다른 기관들도 유물을 반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날 케 브랑리 국립박물관이 1892년 약탈한 유물 26점을 베냉에 돌려줬다. 이들 유물은 베냉이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5천여 점의 약탈 문화재 중 일부다.
반환 행사를 주재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모든 젊은이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그들 나라의 역사를 소유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반환은 반환 그 이상이며 전반적인 협력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물관을 찾은 베냉 시민 유세베 도소우는 "우리는 정말 이것을 해야 하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모든 유물이 반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대와 케 브랑리 박물관의 유물 반환은 식민지 시대에 유럽 탐험가와 식민지 개척자들에게 약탈당한 수많은 문화재 반환을 요구해온 아프리카 국가들의 오랜 노력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약탈 문화재의 약 90%는 유럽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케 브랑리 박물관에는 7만여 점의 아프리카 유물이 있고 런던 영국박물관도 수만 점 이상을 가지고 있다.
독일도 자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베냉 청동 유물을 내년부터 반환하기로 했으며 영국 에버딘대학도 베냉 왕(Oba)의 머리를 표현한 청동상을 반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측이 1957년 경매를 통해 사들인 베냉 청동상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약탈 문화재를 소장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박물관이 반환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히는 등 유물 반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영국박물관은 나이지리아에서 약탈한 유물을 '공유하고 전시할 기회'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소유권 반환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하지 않고 있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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