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대만 방공식별구역 서남부 집중공략 이유는
홍콩매체 "대만 공군기지 염탐·민항기 운항 보장 위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하루가 멀다고 전개하는 공중 무력시위의 '표적'은 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서남부를 향한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 동부 군사기지 정탐과 민항기의 안정적 운항 보장을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24일 분석했다.
대만 동부 해안에는 유사시 핵심 역할을 할 화롄(花蓮) 자산(佳山) 공군 기지와 타이둥(台東) 즈항(志航) 공군기지 등 대만의 지하 공군기지 두 곳이 있는데 대만 중앙에 놓인 산맥으로 은폐돼 있다.
해발 평균 3천m, 500㎞에 걸쳐 뻗어있는 산맥 덕분에 두 공군기지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공격을 피해 전투기를 400대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대만 언론들은 전한다.
대만 해군사관학교 교관 출신 군사전문가 루리시(呂禮詩)는 SCMP에 "대만 서남부에서는 대만 중앙 산맥의 틈을 통해 동부의 화롄과 타이둥 공군기지를 레이더로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만 ADIZ의 서남부 외 다른 영역에서 중국 민항기의 운항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효과도 있다.
SCMP는 "중국군 군용기의 (대만을 겨냥한) 훈련과 항로는 대만해협과 동중국해의 붐비는 항로에서 (중국) 민항기의 운항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세심하게 계획됐다"고 전했다.
베이징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과거에는 중국 군용기가 푸젠(福建)성 공군기지에서 출격하면 푸젠성의 모든 민항기는 길게는 4시간까지 운항이 중단됐다"며 "이는 국내외 항공기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광저우민항직업기술학원의 치치 부교수는 "이런 불합리한 상황은 민간항공 업계의 원성을 샀다"며 "인민해방군과 민간항공 업계가 수년간 협상 끝에 갈등을 막으려고 종합적이고 유연한 일련의 정책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중국군 전투기는 민항기의 운항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더는 대만해협 북쪽을 비행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대만해협 북쪽은 푸젠 공항에서 상하이, 항저우와 다른 연안 도시를 오가는 중국 국내선 항공기의 주요 항로다.
중국군은 국경절 연휴(10월 1∼7일)에 나흘 연속 총 149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키는 등 올해 들어 대만을 향해 450여차례 출격했다.
지난해 전체 출격 횟수인 380회를 이미 넘어선 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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