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사해를 살리자' 벌거벗은 채 사막에 선 사람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온몸을 흰색 물감으로 칠한 200여 명의 사람이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사해(死海) 인근 사막에 모여 먼 곳을 응시합니다.
이 장면은 개발과 기후변화 등 영향으로 말라가는 사해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미국의 유명 누드 사진작가 스펜서 투닉이 주도한 이 행사에 이스라엘 관광부는 항공료 등을, 이스라엘 아라드 시는 스태프와 제반 비용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모델들은 흰색 보디 페인팅을 한 채 투닉의 연출에 따라 멍하니 한곳을 응시합니다.
투닉은 죄악의 도시 소돔을 벗어나던 중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천사의 경고를 따르지 않아 소금기둥이 된 '롯의 아내'에 관한 구약성서 창세기 내용에서 영감을 얻어 모델들에게 이런 분장을 하도록 했습니다.
동쪽으로는 요르단 서쪽으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을 접한 사해는 바닷물처럼 염분이 포함된 물로 가득 찬 호수입니다.
요르단강의 물이 흘러들지만 흘러나가는 곳은 없고, 고온 건조한 날씨 때문에 물의 증발이 활발합니다.
이곳의 물은 바닷물보다 5배 정도 염도가 높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생물이 살 수 없어 '죽은 바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사람이 물에 들어가도 뜨기 쉽다 보니 관광지로 유명해졌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호수로 흘러드는 물의 상당량의 농업용수와 식수로 사용하는 데다 기후변화의 영향도 받으면서 사해의 수위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대략 매년 1m씩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고 학자들은 지적합니다.
투닉은 10년 전부터 사해 인근에서 첫 누드 촬영을 했는데, 5년 뒤 방문했을 때는 호수가 바닥을 드러내기도 했고 거대한 싱크홀이 생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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