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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위드코로나] ① 영국, 하루 4만명 확진속 마스크 벗고 일상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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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위드코로나] ① 영국, 하루 4만명 확진속 마스크 벗고 일상 복귀
확진자 늘었지만 중증·사망 급증 안 해…부스터샷·청소년 백신 접종 박차
통제 완화 초기 확진자 증가로 인력부족도…"경제·방역 균형점 필요"



[※편집자 주 = 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국내 언론에서 가장 방대한 해외 특파원 취재망을 가동해 위드 코로나 정책을 먼저 시행한 외국 현지의 상황,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이득과 감내해야 할 비용을 한국 독자에게 자세히 알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예측해 준비할 수 있는 기사를 17∼19일 사흘간 하루 5편씩 15편 송고합니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평일 오후 6시 반 런던 시내 트래펄가 광장 인근에 펍 주변은 거듭 양해를 구해야 겨우 비집고 지날 수 있다.
퇴근길에 친구·동료와 들러 맥주 한 잔을 들고 옆사람과 바짝 붙어 얘기를 나누는 직장인들의 소리로 이 곳은 저녁이 되면 시끌벅적하다.
사치 갤러리 앞 공원에선 체육 수업을 하는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신나게 뛰다가 친구들과 부둥켜안기도 한다. 중고생은 9월 개학 후 1박 2일 수련회도 다녀왔다.
런던 테이트 모던 내 작은 극장에서 열린 행사에선 마스크를 써달라는 안내가 있었지만 참석자의 절반 정도만 마스크를 썼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이를 제지하는 모습은 볼 수 없다.
지하철과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돼 승객의 절반 정도만 여전히 마스크를 쓴다.
반면에 불특정 승객을 태우는 런던의 우버 운전자는 거의 다 마스크를 쓰고 일한다.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먼저 접종한 영국은 석 달 전 방역규제를 거의 다 풀고 '코로나와 공존' 단계로 넘어왔다.
학교 수업은 교실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이뤄진다. 다만, 교실은 환기를 자주 해야 하고 중고생 이상은 주 2회 신속검사를 자율로 한다.
모임 인원에도 제한이 없어서 사적 모임과 대면 행사가 다시 가능해졌고 축구장에선 수만명이 모여 큰 소리로 응원한다.
아이들이나 백신접종자는 확진자와 접촉해도 자가격리 대상이 아니고 해외여행을 다녀와서도 마찬가지다.
입국 규제도 꽤 완화됐다.
한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온 여행객은 2일차에 검사만 하면 되는데 그나마도 24일부터 1명당 50파운드(약 8만원) 안팎인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신 저렴한 신속검사로 대체된다.
대규모 행사장에선 백신 접종 증빙이나 코로나19 음성결과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엄격히 관리하진 않는다. 박물관 등에선 시간당 인원 제한이 있어서 일찍 자리가 동날 때도 있다.

영국은 코로나19에 늑장 대응을 했다가 큰 타격을 입은 국가로, 16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고 경제·사회 시스템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투를 치르듯이 빠른 속도로 추진해서 100명당 접종횟수가 25회에 다다르자 올해 2월 22일 코로나19 봉쇄 해제 로드맵을 내놨다. 그에 따라 3월 8일 등교수업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규제를 풀었다.
3월 29일부터 6인이하 실외 모임과 야외 운동이 허용됐고 4월 12일에 상점이 문을 열어 식당 야외석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5월 17일에 식당 실내에서 식사할 수 있게 됐고 비필수 목적이 아닌 해외여행이 가능해졌다.

당초엔 6월 22일을 코로나19에서 해방되는 '자유의 날'로 정했으나 델타변이 추이를 보느라 7월 19일로 4주 늦췄다. 당시 접종완료율은 성인의 약 70%였다.
규제를 풀면서 예상됐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는 감수해야 했다.
인구가 약 6천800만명인 영국은 5월 3일엔 하루 확진자가 1천649명으로 내려갔는데 7월 17일엔 5만4천674명에 달했다.
이후 방학과 휴가 등의 영향으로 2만명대 초반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증가해서 한동안 3만명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나 최근엔 4만명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여름에 백신을 안 맞았거나 갓 맞은 20대는 수만명이 모인 음악축제에서 뒤엉키는 등 자유롭게 지내다가 대거 집단 감염됐고 개학을 한 뒤로는 중고생으로 감염자의 연령대가 내려왔다.
출연 배우가 코로나19에 걸려 라이언킹 같은 유명 뮤지컬이 취소되거나 대학 대면수업에 오는 학생이 점점 줄어들었다. 명문 이튼스쿨 같은 기숙학교에서 수십명이 한꺼번에 격리되기도 했다. 중앙정부 공무원도 아직은 재택근무 중이다.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한 초반엔 밀접접촉 자가격리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슈퍼에 직원이 없어서 식료품 매대가 비거나 심지어 지하철 운행이 축소되고 쓰레기 수거조차 잘 안 됐다. 그러자 정부는 밀접접촉자 자가격리를 폐지해버렸다. 그러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여파까지 겹치면서 지금까지도 트럭 운전사 등 인력부족으로 병목현상은 해결되지 않았다.
다만, 하루 사망자는 100명대에서 유지되고, 입원 환자도 1천명을 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부는 여전히 상황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
겨울에 대비해 50세 이상 부스터샷과 12∼15세 백신 접종 결정을 내렸고 상황 악화에 대비해 마스크 재착용, 백신패스 도입 등과 같은 '플랜 B'를 마련해뒀다. 현재 접종 완료율은 12세 이상 인구 기준 약 80%다.
추가 봉쇄 카드는 염두에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고용유지, 자영업자 지원 등에 재정을 쏟아부어서 더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의료체계 지원 등 뒷수습을 하기 위해 세금인상을 하는 단계다.
런던 킹스칼리지대 신경과학 케이 조 교수는 "방역규제를 해도 나오는 확진자 상수와 예상치 못한 변수를 구분해서, 의료체계와 사회가 상수를 감당할 수 있다고 보고 위드 코로나로 갔다"라며 "사망자 숫자와 자영업자 상황 등 경제 사이에서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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