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근로사업장 '그린패스' 의무화 첫날 곳곳서 항의시위
생산·물류 현장 큰 차질 없는 것으로 파악…노동 공백 우려는 여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전 근로 사업장의 그린 패스(면역증명서)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 15일 오전(현지시간) 전국 곳곳에서 근로자들의 항의 시위가 잇따랐다.
북서부 항구도시 제노바에서는 그린 패스 도입에 반대하는 근로자 300여 명이 항만 진입로 등 주요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고 북동부 물류 중심지인 트리에스테에서도 근로자 5천여 명이 시위 행렬에 동참했다.
이들은 '자유', '노(No) 그린 패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 정책에 항의의 뜻을 표했다.
또 아드리아해에 면한 중부 항구도시 안코나에서는 건설 근로자들이 대형 트럭으로 도로를 차단한 채 시위를 벌여 출근길 교통 체증을 빚기도 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이러한 시위가 산업·물류 현장에 큰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는 전했다. 우려했던 트리에스테의 물류대란도 아직은 현실화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모든 공공·민간 부문 근로 사업장에서는 이날부로 그린 패스 제도가 의무화됐다.
근로자들은 출근 시 그린 패스를 제시해야 하며, 이를 소지하지 않으면 무단결근 처리된다. 대략 1천800만 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제도의 영향권 안에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린 패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을 맞았거나 검사를 통해 음성이 나온 사람,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 등에게 발급하는 증명서다.
그린 패스를 발급받는 확실한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백신 접종을 원치 않을 경우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48시간 유효한 음성 확인서를 받아 제시하는 방법이 있지만, 사흘마다 검사를 받아야 하는 데다 회당 15유로(약 2만 원)의 비용 부담도 크다.
다만, 여전히 상당수 근로자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검사 인프라 확충 등 산업현장의 노동인력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 보건 분야 싱크탱크인 '짐베 재단'(Fondazione Gimbe)은 전국적으로 백신 1차 접종조차 하지 않은 근로자 수를 380만 명으로 추산하고, 당장 현실화할 수 있는 검사 수요 폭증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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