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소법원. "텍사스주 계속 낙태금지" 결정…공은 대법원으로
2대1로 법무부 항소 기각…대법원에서 최종 결정될 듯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텍사스주의 낙태 금지법을 막아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했다.
AP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제5 연방항소법원이 법무부가 텍사스의 낙태 금지법이 위헌이라며 이를 막아달라는 청구에 대해 2대1로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법무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항소법원의 이날 결정으로 이번 사안에 대한 최종 결론은 결국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텍사스주는 지난달부터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 이후에는 중절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강간이나 근친상간의 경우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텍사스주가 이 법을 시행하면서 낙태를 원하는 텍사스 주민은 다른 주를 찾을 수밖에 없어 장거리 이동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이 법이 불법 낙태 시술 의료진과 그 조력자를 상대로 일반 시민이 소송을 제기하면 최소 1만 달러(1천100만여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조항을 담고 있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텍사스주가 이 법을 시행하자 법무부는 연방법원에 낙태 제한법의 효력을 중단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법원은 지난 6일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텍사스주는 즉각 항소했고, 이날 연방항소법원은 텍사스주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이번 판결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 잔인한 금지법은 소외된 지역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계속해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5 연방항소법원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 매우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제5 연방항소법원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며 이전에도 텍사스주의 낙태 금지법을 허용한 바 있다.
반면 켄 팩스턴 텍사스주 검찰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생명의 승리"라며 "우리가 법과 생명에서 바른편에 있다는 증거"라고 자축했다.
이번 결정은 텍사스 외에 공화당 성향의 다른 주에도 영향을 미칠 영향이다.
임신 건강 문제 연구단체 구트마허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47개 주에 156개 낙태 금지 조항을 포함해 561개의 낙태 제한 규정이 존재하며, 이 가운데 83건이 시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오는 12월부터 미시시피주가 1973년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앤 웨이드' 판결을 뒤집어달라며 제기한 소송을 심리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기인 임신 23~24주 이전에는 낙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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