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기업에 보조금·감세 제시…가스 비축분 구매 관련 조치도 검토키로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13일(현지시간) 각 회원국이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EU 집행위는 단기적인 개별국 차원의 조치로 각 가정에 긴급 지원금 지급, 기업체에 국가 보조금 제공, 일시적이고 선별적인 감세 등을 제시했다.
카드리 심손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은 EU에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면서 "우리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고 경제 회복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취약한 소비자를 보호하고 유럽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U 회원국에서는 세계 다수 국가와 마찬가지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서 경제가 회복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특히 가스 수요가 증가한 데 주요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EU 집행위는 올해 EU 탄소 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탄소 가격도 크게 올랐지만, 가스 가격보다는 상승률이 낮다고 밝혔다.
이어 가스 가격 상승이 전기 요금에 미치는 영향이 탄소 가격 상승이 미치는 영향보다 9배 크다고 추산했다.
EU 집행위는 또 가스 비축분 구매, 에너지 저장 능력 개발과 관련해 가능할 수도 있는 조치를 검토할 것이며, 현 전력 시장 설계를 평가해 권고안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U 집행위는 중기 조치로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가스 비축분을 공동 구매하는 경우 있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스페인은 EU가 가스를 공동으로 구매하고, 비축하자는 구상을 내놨으나 일부 회원국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U 집행위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향후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비한 최선의 수단이라면서 재생가능에너지, 에너지 효율 개선에 대한 투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가스 공급업체의 경쟁 저해 행위에 대한 모든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일부 EU 회원국은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이 유럽의 가스 가격을 올리기 위해 공급을 억제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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