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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총선서 반외세 정파 압승…친이란정파 '부정선거'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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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총선서 반외세 정파 압승…친이란정파 '부정선거' 주장
'반미·반이란' 다수당 알사이룬에 일단 힘 실려
복잡한 이합집산 속 정부구성 수주 걸릴 듯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라크 총선에서 미국과 이란 모두를 거부하는 반외세 성향을 지닌 정파가 승리했다.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의회선거 예비 집계결과에서 알사이룬 정파가 전체 329석 가운데 최다인 73석을 가져갈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의회 다수당인 알사이룬 정파는 2018년 총선 때보다 19석을 더 얻었다.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F)와 연계된 정당들은 참패했다.
현재 의회에서 두 번째로 많은 48석을 갖고 있던 친이란 정파인 파타동맹은 이번에 14석을 얻는 데 그쳤다.
알사이룬 정파는 현재 의회 다수당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이란의 개입도 기피하는 반외세 성향을 내비쳐왔다.
이 정파를 이끄는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 겸 정치인인 무크다타 알사드르(47)는 이라크 정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하나다.
알사드르는 외세의 내정 간섭을 막을 자유로운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약했다.
그는 과거에 미군과 맞서 싸우는 군사조직을 이끌었으며 최근 들어 국수주의 성향을 토대로 이란에도 반감을 노출했다.
특히 알사드르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통해 입지를 다진 친이란 민병대, 친이란 민병대와 결부된 정치세력들과 반목해왔다.
이번 선거결과가 굳어지면 알사드르가 자기 색깔을 반영하는 정부를 구성하고 총리를 선출하는 데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신들은 연립정부가 정파간 협상을 통해 구성되는 데 수주가 걸릴 것이며 그 결과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의회 내 정파들은 종교적, 민족적으로 나뉘고 이란과 미국에 대한 태도 때문에도 복잡하게 갈린다.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소속된 정당만도 167개에 달한다.
선거결과가 나온 뒤 이란에 친화적인 이슬람 시아파 정파들은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나섰다.
파타 동맹을 비롯한 다수 친이란 정당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투표 조작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연합(EU)에서 파견한 선거감시단은 대다수 투표소를 감시한 결과 기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판정했다.
이번 선거는 미국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이후 다섯 번째로 이뤄진 서방식 총선이다.
투표율은 지난 총선 44.5%보다 낮은 41%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이라크 정치에 실망한 청년, 중산층의 투표거부 운동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라크 총선은 원래 2022년 5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반정부, 반부패 시위대의 요구에 따라 7개월 일찍 시행됐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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