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충성서약 탈락한 야권 구의원 16명 자격 박탈
"반정부 시위자에 무죄 선고한 판사, 영국이민 결정"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야권 구의원 16명의 자격이 추가로 박탈됐다.
8일 홍콩 공영방송 RTHK는 홍콩 정부가 이날 구의회 의원 16명의 자격을 박탈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4일 다른 34명의 구의원과 함께 충성서약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당일 홍콩 당국은 서약식 이후 이들 16명의 서약과 관련해 진실성이 의심된다며 추가 정보를 요구했다.
홍콩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들의 답변과 모든 정보를 검토한 결과 이들의 충성서약이 무효라며 즉시 의원 자격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16명은 모두 범민주진영 의원이다.
이로써 충성서약을 통해 자격이 박탈된 구의원은 35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구의원 대상 충성서약이 아직 끝나지 않아 자격이 박탈되는 의원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충성서약은 홍콩 '미니 헌법'인 기본법 준수,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한 충성, 홍콩정부에 책임을 다하고 임무에 헌신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홍콩 정부는 지난 5월 관련법 개정을 통해 행정부 고위직과 입법회(홍콩 의회) 의원 등에 국한됐던 충성서약 대상을 구의원과 공무원에까지 확대했다.
또한 충성서약을 위반하는 이는 누구든 자격이 박탈되고 향후 5년간 공직에 출마할 수 없도록 했다.
자격이 박탈될 경우에는 이전까지의 월급과 활동비를 반납해야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야권 구의원 260여명이 충성서약식을 하기도 전에 스스로 사퇴하는 길을 택했다.
이에 따라 2019년 11월 구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총 452석 중 392석을 차지했던 야권의 의석수는 이날 현재 90석 밑으로 쪼그라들었다.
한편,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인들의 이민이 이어지는 가운데, 홍콩 판사 중에서도 이민을 떠나는 사례가 나왔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2019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기소된 이들에 잇따라 무죄를 선고한 셴사오민(沈小民·60) 판사가 최근 사직해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민을 떠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년(65세) 이전에 조기 퇴직한 것으로, 고액의 연봉과 각종 복지혜택을 모두 포기하고 영국행을 결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도일보는 "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을 떠나기로 결정한 첫 판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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