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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첫 소신표명 연설…"한국에 적절한 대응 강하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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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첫 소신표명 연설…"한국에 적절한 대응 강하게 요구"
총리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스가 연설과 판박이
'매우' 빠진 '중요한 이웃' 표현 고수…한일관계 변화 기대 어려워
"북한 김정은과 납치 문제 해결 위해 조건 없이 마주할 결의"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8일 국회 연설에서 한일 갈등 현안과 관련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 때와 거의 같은 단어를 쓰면서 기존 일본 정부의 입장을 유지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서도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취임한 기시다 총리의 국회 연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에선 새로 취임한 총리가 당면 정치 과제에 관한 기본 인식을 드러내는 국회 소신표명 연설을 하는 것이 관례다.
작년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도 같은 해 10월 26일 소신표명 연설을 통해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건전한 한일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스가는 올해 1월 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선 한국을 '매우'를 빼고 '중요한 이웃 나라'로 규정했는데 기시다 총리도 이 표현을 고수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한다'는 것은 일제 징용 노동자 및 일본군 위안부 배상 소송 등 한일 갈등 현안과 관련해 일본 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도록 압박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한일 관계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모든 납치 피해자의 하루라도 빠른 귀국을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며 "저 자신은 조건 없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서기(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결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을 비롯해 호주, 인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유럽 등의 동맹·동지국과 연계해 미국·일본·호주·인도(쿼드)도 활용하면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안전보장 정책의 기축은 미일 동맹"이라며 "저는 앞장서서 인도·태평양 지역, 세계 평화와 번영의 기초인 미일 동맹을 한층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중국과 안정적 관계를 구축해 가는 것은 양국, 그리고 지역 및 국제사회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정책의 기조로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제시하며 아베노믹스 수정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라며 "성장이냐 분배냐는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성장도, 분배도 실현하기 위한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개헌 절차를 규정한 국민투표법이 개정됐다"며 "앞으로 (국회) 헌법심사회에서 각 정당이 생각을 제시한 후 여야의 틀을 넘어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해 국민적 논의를 적극적으로 심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가안전보장전략과 방위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개정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해상 보안 능력과 더 효과적인 조치를 포함한 미사일 방어 능력 등 방위력 강화와 경제 안전보장 등 새로운 시대의 과제에 과감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외교·안보 정책의 틀인 국가안전보장전략은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시절인 2013년 12월 작성됐으며, 기시다 총리가 이를 처음으로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방위대강은 10년 정도의 기간을 염두에 두고 작성되며,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은 5년 단위로 개정된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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