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기업에 "살려면 분양 말고 임대주택 지어라"
당중앙 기관지 경제일보 '새 성장점 전환' 공개 촉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 들어가는 자금줄을 급속히 조여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같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몰린 가운데 핵심 관영 매체가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앞으로 분양 주택 대신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쪽으로 사업 구조를 변경하라고 요구했다.
관영 경제일보는 6일자 신문에 실은 기자 명의 칼럼에서 "부동산 기업들이 국가의 미래 발전 계획에 따라 새로운 성장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주택 임대 영역에 들어가 사회보장성 임대주택 분야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부동산 기업에 중요한 전환의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무원이 운영하는 경제일보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직속 당보(黨報)로서 특히 경제 정책 분야에서는 당과 정부의 권위 있는 공식 입장을 대변한다.
신문은 "부동산 금융 조정 등의 큰 배경 속에서 부동산 업계의 황금시대는 끝났다"며 "높은 부채비율, 빠른 자금 회전에 기반해 위험도가 높은 이런 모델은 지속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일보는 중국의 유동 인구가 3억7천600만명에 달해 임대주택 수요가 많다면서 정부가 사회보장성 임대주택 건설에 참여한 사업자들에게 각종 세제 혜택 등을 주는 정책을 펴기로 했고 금융기관도 사업 자금을 장기 대출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정부의 정책 변화로 초래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가운데 당국이 금융권 대출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면서 부동산 업계의 질서 조정을 유도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 주민들이 정상적인 근로소득으로는 평생 주요 대도시에서 주택을 살 수 없는 지경이 된 가운데 중국 당국은 주택 불평등 문제가 공산당의 장기 집권 기반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작년 말부터 강력한 부동산 시장 억제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이후 부동산 금융 억제 정책은 부동산 업체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는 공급 통제와 주택 구매자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렵게 하는 수요 통제 양방향으로 진행됐다.
특히 중국이 작년 말부터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은행에서 자금을 추가로 조달하는 것을 차단하는 '3대 마지노선' 제도를 도입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줄이 급속히 말라 중소 업체들의 도산이 속출했고 급기야 업계 2위의 '대마'(大馬)인 헝다까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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