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난성, 농촌총각 결혼난에 "여성들은 고향에 머물러달라"
중국 온라인서 갑론을박…"여자는 꿈을 포기하라는 거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농촌 노총각들이 결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 지방정부가 여성들에게 고향에 머무를 것을 장려하는 제안을 내놓아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고 홍콩 명보가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후난(湖南)성 웨양(岳?)시 샹인(湘陰)현 정부는 최근 소개팅 플랫폼 구축, 고가 선물과 접대 등 결혼식 관련 낡고 복잡한 의식 타파, 신혼부부의 지역 등록·정착 절차 간소화 등으로 구성된 농촌 노총각 결혼난 대책을 발표했다.
또 청년 남녀를 위한 다양한 종류의 무료 기술교육과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임금수준을 올리는 등 젊은 여성들이 고향에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농촌의 남녀 성비 불균형 해소에 나서겠다고 했다.
명보는 "어제 이 소식은 중국 인터넷에서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며 "일부 네티즌들은 당국이 결혼난의 핵심이 농촌 지역의 복잡한 결혼예식이라는 사실을 찾아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반면 다른 쪽에서는 '황후의 꿈을 포기하라고 설득하는 것이냐', '모두를 하향평준화 시키려는 것이냐' 등 불만을 표했다"고 덧붙였다.
샹인현의 이같은 대책 발표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지난달 농촌 지역 시찰에 이어 나왔다.
리 총리는 지난달 16~18일 중국 남부 광시좡족(廣西壯族) 자치구의 위린(玉林)시와 난닝(南寧)시를 시찰했다.
당시 시찰 영상에 따르면 위린시 루촨(陸川)현의 마을 둥시(東西)의 사탕수수밭을 찾은 리 총리에게 주민들은 "농촌에서 결혼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다.
명보는 "바로 그다음 날 중국공산당 루촨현 당위원회 사무국은 농촌 남성들이 현지에서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어려움과 대책에 대한 정보를 제출하라고 각 마을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농촌 문제를 연구하는 광시사회과학원의 한 학자는 명보에 "도시화로 농촌 젊은 여성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고, 도시에서 젠더 의식을 깨우치고 배우자 선택 기준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저학력 남성은 도시에서 일반적으로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반면, 저학력 여성은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해 상대하는 사람들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것이 여성의 미적 기준을 높이는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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