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100억달러 동결 해제시 내달까지 핵협상 복귀 가능성 시사(종합)
미국에 제재 해제 요구…한국에도 '법적 조치' 재차 경고
(요하네스버그·서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노재현 기자 = 이란이 다음 달까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제조건으로 미국을 향해 동결된 이란 자산 100억 달러(약 11조8천700억원)의 해제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 재개가 불투명하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사이드 하티브자데는 이날 "이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지 55일이 채 안 됐다"며 "(협상복귀에) 90일이나 걸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8월 초 취임했다.
AFP는 하티브자데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이란이 11월 초까지 핵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수 있다는 날짜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는 강조했다.
다만, 이란은 핵합의 협상에 복귀하려면 미국의 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2일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지난달 열린 유엔 총회에서 다른 경로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다"며 "미국이 진지하게 협상을 시도하려 한다면 이에 대한 성의를 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적어도 동결된 100억 달러의 자산을 풀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한국의 은행들이 동결된 이란 자산을 계속 돌려주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은 70억 달러(약 8조3천억원)로 추산된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는데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다.
핵합의 당사국인 독일은 이란이 핵합의 협상과 미국의 제재를 연계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4일 "이란이 협상 복귀의 새 조건을 제시하는 것을 거부한다"며 "우리는 이란이 가능한 빨리 협상을 재개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진행된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은 지난 6월 이후 교착 상태에 있다.
협상 대상국은 이란 외에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이고 미국은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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