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수익률, 증권사가 높다?…"업권보다 실적형 비율에 달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최근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이 은행·보험업권에서 금융투자업권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운용사의 업권보다는 '실적배당형' 투자의 비율에 좌우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보험연구원 간행물 'KIRI 리포트'에 실린 'IRP 시장 성장과 보험회사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보험사에서 주요 6개 증권사(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006800], 삼성증권[016360],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로 유입된 IRP 적립금은 지난해 5천491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2천320억원)과 비교해 2배가 넘는 IRP 자금이 보험사에서 금투업권으로 이동했다.
올해도 3월까지 3천811억원이 증권사로 유입돼 이런 흐름이 더 빨라졌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IRP 점유율은 2020년 말 69.0%에서 67.0%로 축소되고 증권사 점유율은 21.0%에서 24.4%로 확대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원석 연구위원은 "증권사가 수익률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가입자의 기대 등으로 개인이 가입하는 IRP는 증권사로 자금 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융권역별 퇴직연금 수익률을 보면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린 최근 1년 수익률에서 금융투자권역이 은행과 보험사를 압도했다.
퇴직연금의 1년 수익률은 은행과 생명보험이 각각 2.26%와 2.39%인데, 금융투자업권은 3.78%로 나타났다.
그러나 투자형태(원리금보장형, 실적배당형)를 구분해서 비교하면 전 권역의 단기 수익률이 비슷하다고 정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지난해 금투권역의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1.88%로 생명·손해보험(1.92%)보다 약간 낮다.
금투권역의 실적배당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지난해 11.20%로 손해보험(12.06%)보다 낮고 생명보험(11.17%)과 비슷했다.
한편, 금융투자권역의 10년 수익률은 2.84%로 보험권역(2.61∼2.64%)과 큰 차이는 없었다.
정 연구위원은 "금융투자권역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운용 능력 차이보다는 포트폴리오 구성 차이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결론내렸다.
금투권역은 퇴직연금 자산 중 실적배당형 투자 비중이 20%인데 비해 은행은 10% 안팎이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은 각각 5%와 1% 내외에 불과하다. 이러한 차이는 금투권역의 IRP 가입자들이 수익률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산운용 지시를 내린 결과라고 정 연구위원은 추측했다.
정 연구위원은 "고객이 자신의 IRP와 퇴직연금자산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적절한 운용지시를 내릴 수 있도록 보험업계가 안내·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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