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엔 못 팔겠다'…미국판 천원숍마저 물가상승에 가격↑
공급발 인플레이션 속 더 많은 제품들에 1달러 넘는 가격표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심상치 않은 물가상승 압력에 미국판 '천원숍'인 달러트리마저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나섰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 본사를 둔 달러트리는 앞으로 더 많은 제품에 1달러를 초과하는 소비자 가격표를 붙이기로 했다.
거의 대부분의 상품을 1달러에 파는 이 회사는 지난 2019년부터 '달러트리 플러스'라는 선반을 따로 만들어 몇몇 품목을 3∼5달러에 팔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공급망 병목 현상과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원래 1달러에 팔던 제품 중 일부에도 1.25달러 또는 1.50달러 등 기존 가격인 1달러보다 비싸게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마이클 위틴스키 달러트리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경제 환경에서 (가격을) 조정할 필요성을 인정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임금, 운송, 공급업체에서 비용 상승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달러트리 플러스' 섹션을 설치한 모든 매장에서 1달러 초과 상품들을 추가로 판매할 예정이다.
1986년 창업한 달러트리는 그동안 이익 증대를 위해 판매가를 높이라는 압력을 받아왔지만, 회사명에 '달러'라는 이름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30년 넘게 1달러 가격 정책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고수해왔다.
그러나 2년 전 일부 품목에 한해 1달러를 넘는 '달러트리 플러스' 상품을 도입한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부터의 경제 재개 과정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진 여파로 그 대상을 확대하게 됐다.
특히 태평양을 건너는 원양 화물선에 실려 오는 제품들의 도착이 늦어지면서 운송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달러트리는 사상 처음으로 전세 선박을 동원해 자사 제품을 위한 전용 공간을 예약하고, 제품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등 여러가지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콘퍼런스에서 공급망 병목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이어지겠지만, 향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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