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은행의 실명 입출금 계정(실명계좌)을 확보하지 못해 원화 거래(마켓)가 종료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27일 거래대금이 현저히 줄어든 채로 코인마켓 영업만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기한이 끝나면서 원화 마켓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곳만 남았다.
이 외 거래소들은 거래대금이 특금법 이전과 비교해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고팍스 관계자는 "현재 일일 거래대금이 특금법 이전의 20분의 1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후오비 관계자도 "이전과 비교하면 거래대금은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고 전했다.
원화 마켓이 종료되더라도 코인으로 다른 코인을 거래하는 코인 마켓은 정상 운영되지만,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인식에 투자자금을 일단 회수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는 코인 마켓과 원화 마켓이 별개인 것을 이해하지만 대부분 신규 투자자는 원화 마켓이 사라지면 본인 소유 가상화폐도 아예 사라지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 한다"며 "이 거래소에서 당장 원화로 전환이 어려우면 거래 자체를 안 하겠다고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3∼4월 가상화폐 시장이 활발할 때 많이 들어왔던 신규 투자자들이 특히 불안감에 자금을 대거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 24일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모든 종류의 가상화폐 거래를 "불법 금융 활동"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단속을 예고한 것이 '겹악재'가 됐다.
이는 국내외 가상화폐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줘 가격 하락과 거래 위축으로 이어졌다.
지난 20일 5천8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 국내 가격은 이날 최저 5천200만원대까지 내렸다.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거래소들은 원화 마켓을 '일시 중지'한 것이라고 공지하면서 여전히 계좌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코인거래소 지닥은 공지사항에 "원화 마켓 재개를 위해 실명계좌 확보를 완료하고 조속한 시일 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프로비트도 "코인 마켓 사업자 신고 이후에도 원화 마켓 재개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들은 추후 은행의 실명계좌를 확보해 변경 신고를 하면 당국 심사를 거쳐 원화 마켓 운영을재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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