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란, 원심분리기 부품 작업장 접근 불허…합의 위배"
감시장비 사용 '임시 핵사찰' 준수 요구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6일(현지시간) 이란이 핵 사찰단의 감시 장비 사용을 허용하기 위해 체결한 합의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AEA는 이날 성명에서 "IAEA 사무총장은 카라즈 원심분리기 부품 제조 작업장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이란의 결정은 12일 발표된 공동성명의 합의 조건에 위배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20일부터 22일까지 IAEA 사찰관들이 식별된 모니터링 및 감시 장비를 사용하고, 카라즈 단지의 원심분리기 부품 제조 작업장을 제외한 이란의 모든 필요한 장소에서 저장 매체를 교체할 수 있도록 허용했었다고 IAEA는 설명했다.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에 참여 중인 이란은 지난 12일 IAEA와 제한적 수준의 '임시 핵사찰'에 합의했다. 이는 5월 23일 이란이 임시 핵사찰 종료를 선언한 지 석 달여만이다.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당시 회담 후 낸 공동성명에서 "IAEA 조사관은 이란 핵시설 내 감시카메라를 유지·보수하고 저장 매체를 교환할 수 있으며 방법과 시기는 양측이 조율해 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은 2월부터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을 제한했다.
JCPOA 당사국들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테헤란을 방문해 3개월간 임시로 핵사찰을 유지하는 수준의 합의를 이뤘으나, 이마저도 5월에 기한이 만료됐다.
애초 IAEA는 핵합의 추가 의정서에 따라 이란 내 핵 시설을 제약 없이 사찰해왔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합의 파기를 선언하자 이란은 2019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했다.
로이터는 IAEA 이사회 회의 전날인 12일 합의가 이뤄져 서방 강대국들은 이란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모색하지 않기로 했었다고 전했다.
이란에선 지난 6월 테헤란에서 약 40㎞ 떨어진 카라즈에 위치한 원자력청 건물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IAEA의 카메라 4대 중 1대가 파괴됐다. 이란은 이 카메라의 데이터 저장 매체를 반환하지 않았다. 합의에 따라 IAEA는 카메라를 교체하기로 돼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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