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기소' 아웅산 수치 호주인 경제고문도 재판 받아
군정 "기밀 정보 가지고 미얀마 탈출 시도"…호주 정부·가족, 석방 요구
유엔 인권최고대표 "더 늦기 전에 국제사회 미얀마 사태 개입해야"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부에 의해 여러 혐의로 기소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수석 경제 자문역으로 활동한 호주인 경제학자가 공무상 비밀을 지키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24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호주 출신 경제학자인 숀 터넬은 전날 수도 네피도의 특별법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했다.
군정에 의해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터넬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초 윈 등 3명의 전직 각료들과 함께 법정에 나왔다.
터넬은 경제정책 싱크탱크인 '미얀마 개발 연구소'의 수장을 맡아왔으며 수치 고문의 수석 경제자문역으로 수년간 활동해왔다.
그러나 올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의해 체포돼 양곤의 인세인 교도소에 구금된 뒤 2개 혐의로 기소됐다.
군부는 그가 쿠데타 이후 재정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지니고 미얀마에서 탈출하려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각각 최대 5년과 7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그동안 호주 정부와 가족은 미얀마 군정을 상대로 터넬의 조석한 석방을 요구해왔다.
이날 재판에서 터넬의 변호인인 킨 마웅 조는 의뢰인과 대면 접촉을 허가하고 통역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수치 고문은 이날 직접 법정에 나오지 않고 화상을 통해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불법 수입한 워키토키를 소지·사용한 혐의와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유죄 확정시 최대 징역 14년이 선고되는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재판도 진행중이다.
또 다음달 1일에는 부패와 관련된 4개 혐의로 추가로 재판을 받게 된다.
이런 가운데 미셸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성명을 내고 "미얀마 사태는 끔찍하고 비극적이며 주변 지역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더 늦기 전에 분쟁 확대를 방지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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