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코로나 제한조치에 수천명 폭력 시위…돌 던지고 행인 공격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동남부 빅토리아주 멜버른에서 수천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건설현장 폐쇄와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며 도로 점거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22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전날 건설 노동자 등 2천여명이 멜버른 시내에서 빅토리아주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보건 명령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가했다.
이들은 빅토리아주 정부를 향해 건설현장을 폐쇄하고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보건 명령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대부분 얼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위대는 멜버른 서쪽의 웨스트 게이트 다리를 점거한 채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돌과 병을 투척하고, 경찰차를 부수고, 행인을 공격하는 등 폭력적인 양상을 보였다.
시위대는 시위 현장을 보도하는 방송 기자에게 깡통을 던지고 오물을 뿌리기도 했다.
현지 방송국 세븐 뉴스의 폴 다우슬리 기자는 "시위대가 목둘레를 잡은 채 오줌을 뿌리고 음료 깡통을 던졌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로 여러 도로가 봉쇄되면서 멜버른 도심에 극심한 교통 체증이 초래됐다.
결국 경찰은 고무탄과 최루탄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했고, 이 과정에서 참가자 40여명이 체포됐다.
. 시위대에는 건설 노동자·기능공·노동조합원뿐 아니라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과격 운동 세력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대니얼 앤드루스 빅토리아주 총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폭력과 방해 행위로는 코로나19 감염자를 단 한명도 줄일 수 없으며 오히려 바이러스의 전파만 도울 뿐"이라고 이날의 시위를 비판했다.
그는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매일 그리고 오늘도 헌신적으로 싸운 용감한 빅토리아주 경찰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빅토리아주에서는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광역 멜버른 등을 대상으로 필수 목적 외 외출금지를 포함한 봉쇄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이 가운데 건설현장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 중 하나로 꼽히면서 정부는 백신 접종 의무화와 2주간 폐쇄 등 고강도 대책을 발표한 상태이다.
빅토리아주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전체 활성환자는 각각 603명과 6천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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