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에 수백만 명 '인신매매·노동 착취' 위험 노출
국제환경개발원·국제반노예연대 "이재민들 자연재해로 생활 터전 잃어"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 태풍 등으로 생활 터전을 잃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인신매매나 현대판 노예 생활을 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국제환경개발원과 국제반노예연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자연재해로 생계에 타격을 받은 사람들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인신매매와 노동 착취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나 북부에서 발생한 가뭄으로 젊은이들이 주요 도시로 이동했고, 많은 여성이 인신매매, 성 착취, 부채 속박 등의 위험에 처했다.
이들은 엄청난 빚을 갚기 위해 착취당하고 있고, 이는 현대판 노예의 한 형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 국경 지대인 순다르반스에서는 심각한 태풍으로 홍수가 나면서 농경지 대부분이 파괴됐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밀수업자와 인신매매 업자들은 취업을 미끼로 가장과 과부 등에게 접근했다.
인신매매 피해자들은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거나 매춘에 내몰렸다.
국제반노예연대 고문인 프란 위트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우리의 연구는 기후 변화가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도미노 효과를 보여준다"며 "극단적인 기후는 환경 파괴의 원인이 되고 사람들이 집을 떠나도록 만들어 인신매매, 착취, 노예 제도에 취약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기후 위기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을 포함한 6개 지역의 2억1천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집에서 몰아낼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환경개발연구소 리투 바라드와이 연구원은 "세계는 기후 변화로 촉발되고 있는 강제 노동, 현대판 노예 제도, 인신매매 등을 계속 외면할 수 없다"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계획에 핵심이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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