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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새 주인 후보 29일 결정될 듯…'자금 증빙'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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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새 주인 후보 29일 결정될 듯…'자금 증빙' 관건
이엘비앤티냐 에디슨모터스냐…1천억원대 쓴 인디EV는 탈락 가능성
일각에선 '새우가 고래 삼킨다' 우려 여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쌍용차[003620]의 새 주인 후보가 29일 전후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기대를 모았던 SM그룹이 막판에 인수전에 불참하며 다소 김이 빠지기는 했지만, 전기차 관련 업체 3곳이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며 쌍용차 내부 분위기는 고무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고 한다'는 우려를 지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이달 29일께 우선협상대상자(우협) 1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선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쌍용차 측은 현재 제출된 인수제안서를 바탕으로 우협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자금 증빙에 중점을 두고 투자확약서와 은행 지급보증서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본입찰에서는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이 5천억원대 초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2천억원대 후반, 인디EV가 1천억원대 초반의 금액을 각각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1천억원대 금액을 적어낸 인디EV를 제외한 나머지 2곳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제조사 이엘비앤티는 종전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 사모펀드 운용사 파빌리온PE와 컨소시엄을 구성, 가장 높은 금액을 적어내며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파빌리온PE가 투자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카디널 원 모터스를 이엘비앤티 측과 연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엘비앤티는 유럽 투자사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본입찰에 참여했으며, 전기차 제조 원천기술을 쌍용차로 이전해 미래 전기차 시장에 대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독일에 배터리 회사를 보유하는 등 전기차 제품 설계·공정 기술과 배터리 제조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여기에 카디널 원 모터스가 미국과 캐나다에 135개 판매 채널을 확보한 만큼 2023년부터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쌍용차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엘비앤티는 최근 사우디 국영 SIIVC와 '사우디 한국산업단지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맺은 만큼 쌍용차의 수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에디슨모터스는 현재 1톤 전기트럭과 9.3m 전기저상버스, 8.8m 전기저상버스를 판매하는 등 인수 후보 중 사실상 유일하게 전기 상용차를 양산해서 판매하고 있는 회사다.
이미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2천700억원을 확보했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4천억원가량을 투자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2∼3년 내에 8천억∼1조5천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부터 전기 승용차, 12m 전기고상버스, 2.5∼30톤 전기트럭, 전기트랙터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인수제안서에도 2022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등 쌍용차를 전기차 업체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수 이후 이르면 2022년 하반기 전기차 '스마트S'를 처음 출시하는 등 에디슨모터스의 전기차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을 쌍용차의 양산형 내연기관차 시스템과 합쳐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반면 나머지 후보 중 1곳인 인디EV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1천억원대를 적어내 사실상 우협 선정 작업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측은 인수 희망가 외에도 인수 이후 쌍용차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의지와 능력을 고려해 우협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다음달 초까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약 2주간의 정밀실사를 진행하고 인수 대금과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11월 중에 투자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쌍용차 내부적으로는 인수 후보 모두 전기차 관련 업체라는 점에서 미래차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유력 후보로 꼽혔던 SM그룹과 달리 3곳 모두 벤처 기업이라는 점에서 구조조정 등의 우려도 다소 불식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수 후보의 매출 규모나 업력 등을 따져봤을 때 이들이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쌍용차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작년 매출은 897억원, 영업이익은 27억원 수준이다. 직원 수도 180명에 불과하다.
자본금 30억원의 이엘비앤티의 경우 작년 매출이 1억원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은 2조9천297억원, 영업손실은 4천460억원이다.
빠르게 전동화 전환을 추진 중인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비교하면 이미 친환경차 격차가 크게 벌어진 만큼 향후 이 같은 격차를 좁히고 꾸준히 신차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쌍용차는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의 유럽 시장 판매를 위해 지난 15일 200여대를 선적했으나 코란도 이모션의 1회 충전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339㎞(WLTP 유럽기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 모두 규모가 너무 작아 쌍용차를 운영할 만한 능력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당장 자금을 투입해 회사를 살린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쌍용차를 정상화시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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