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도 접종 후 생리불순 보고 3만건…저명학자 조사 촉구
"접종, 생식능력엔 영향 없어…추가조사 여성 백신 기피에 도움"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이상 증상으로 생리 불순이 보고되는 가운데 영국에서도 3만 건의 생리 불순과 하혈 등 이상 사례가 보고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영국에서 현재까지 여성에게 접종된 백신 4천700만 도스로 백신 접종 후 예기치 않은 부정 출혈이나 생리 양 증가, 장기간 지속 등 3만 건 이상의 이상 증상이 보고됐다.
영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보고를 검토하고 나서 코로나19 백신과 생리 이상간 연관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저명한 면역학자인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 빅토리아 메일 박사는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기고한 글에서 백신과 생리불순 간 관련성을 더 정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일 박사는 "연관성이 있다면 백신의 특정 성분보다는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일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걸린 일부 여성이 생리불순을 겪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메일 박사는 "그러나 백신이 임신이나 출산에 어떤 영향을 준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메일 박사는 "생리 기간에 대한 강력한 연구가 백신에 관한 잘못된 정보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백신이 향후 임신 기회를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잘못된 주장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백신 접종을 망설이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백신과 생리 불순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된다면 이는 잠재적으로 변경된 생리 주기를 예측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여성들이 자신의 주기를 예측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아직 백신이 어떻게 생리 주기에 변화를 일으키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백신에 의해 자극되는 면역체계가 생리 주기를 주관하는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또한 자궁 내벽의 면역 세포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 등 다른 백신들도 생리 주기에 변화와 관련이 있지만, 어떻게 왜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고 BBC는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백신이 여성의 임신과 남성의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영국 왕립 산부인과 대학 부총장인 조 마운트 필드 박사는 "생리 기간의 변화는 우려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 두 주기에 불과하다"면서 "폐경 이후 흔치 않은 심한 출혈을 경험하는 사람은 전문가와 상담하도록 권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코로나19 백신과 생리 불순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167만 달러(약 2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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