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율·감찰당국 "팬클럽 정풍 타깃은 배후 산업사슬"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내 한류 가수 팬클럽의 소셜미디어 계정 20여 개의 정지로 이어진 팬덤 문화 단속이 실제로 타깃으로 삼는 것은 배후의 '산업사슬'이라고 중국 당국이 밝혔다.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국가감찰위원회(감찰위) 홈페이지에는 14일 '팬덤으로 인한 난맥상을 관리하자면 여러 방면에서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의 저자는 작년 연간 팬덤 관련 시장 규모는 4조1천억 위안(약 745조원)을 넘는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 뒤 "'금융자본-아이돌-팬-플랫폼-엔터테인먼트 업체-마케팅 업체-광고주-제조업체'로 연결된 산업 사슬에 각 이익집단이 얽혀있고 스타는 '최고위 자산'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이런 산업 사슬이 작동하면서 팬들 활동이 물질적으로 흐르고 있고, 스타는 예술성을 높이기보다는 팬들의 응원을 이윤으로 연결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고 저자는 꼬집었다.
이어 저자는 "팬덤 정돈은 팬들을 정돈하는 것이 아니라 팬덤 배후의 산업 사슬을 정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바꾸는데 스타와 플랫폼, 팬, 사법 당국 등 다양한 주체의 책임이 있다면서 "어떤 현상은 큰 강물에 낀 진흙에 불과하지만 만약 수정하지 않으면 부정적인 소리가 진정으로 좋은 소리를 덮어버리고 사회 기풍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엽적인 것과 본질적인 것을 함께 다스려야 건강하고 양호하며 청명한 문화 생태계를 만들고 신성한 정신문화와 고상한 인격이 시대와 기풍의 선봉에 서게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은 지난 2일 공산당과 국가 방침에 따르지 않는 연예인의 TV 출연을 금지하고 팬덤 문화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통지를 발표한 바 있다. 어린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의 인기 순위를 높이기 위해 과하게 돈을 쓰고, 팬클럽 간에 상호 비방하는 등의 현상에 메스를 댄 것이다.
중국 대중문화계에 대한 '홍색 정풍운동'으로 불리는 고강도 규제 드라이브 속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는 '비이성적으로 스타를 추종하고 응원하는 내용을 전파했다'는 이유를 들며 방탄소년단(BTS), 아이유 등의 중국 팬클럽 계정을 포함한 21개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에 대해 30일 정지 조치를 취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