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신문, 北순항미사일에 "반격태세 정비"vs"대화 유도"
요미우리 "'일본 공격하면 중대한 대가' 이해시켜야"
아사히 "북한을 대화 무대로 불러낼 노력 아끼지 말아야"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북한이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일본 양대 신문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도록 강력한 반격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과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제시됐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4일 사설에서 북한의 순항 미사일 발사가 "일본의 안전과 주변 지역의 안정을 흔드는" 도발이라고 규정하고서 "미국·한국 양국과 협력해 분석을 추진하고 새로운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태세를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신문은 "순항미사일은 정밀 유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상대국의 중요시설을 핀포인트로 공격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 미사일로 가장 심각한 위협에 놓이는 것은 일본"이라고 분석하고서 이같이 논평했다.
요미우리는 "일본은 미국과 협력해 '일본 공격에는 중대한 대가가 따른다'고 북한에 이해시킬 반격 태세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사일 저지에 관한 종합적인 방침 검토를 진행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朝日)신문은 "북한은 끝없이 이어지는 군비 강화와 도발이 불모(어떤 성과도 내지 못함)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자신의 경제적 고난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미국 바이든 정권과 대화에 응해야 한다"고 사설을 실었다.
이 신문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화 재개를 요구했으나 북한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주변국은 북한을 대화의 무대로 불러낼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이를 위해 "북한이 체제 보장을 위해 가장 중시하는 교섭 상대인 미국, 최대 후원자인 중국과의 협력이 문제 해결에 빠질 수 없다"고 분석했으며 한미일 협력도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한 틀이라고 규정했다.
신문은 "현 정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한국은 대북 제재 완화에 의욕적이지만 분별없는 지원은 근본적인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북한의 행동 내용에 걸맞은 보상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역시 진보 성향인 도쿄신문은 북한이 제재 해제를 노리고 앞으로 도발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서, 한미일 3국이 "발을 맞춰 인도 지원 등을 해결의 실마리로 삼아 북한을 대화로 이끌 필요가 있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북중 국경 폐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방역,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이 급하다며 마침 한미일 북핵 협상 수석대표가 도쿄에서 만나는 만큼 3국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사태를 타개하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産經)신문은 순항미사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대상이 아니지만, 위협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최근 중국 소속으로 추정되는 잠수함이 일본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 인근을 잠행한 것이나 러시아 항공기가 홋카이도 상공에 진입해 자위대 전투기가 긴급발진한 것을 함께 거론하며 일본에 대한 위협은 북한에 그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산케이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자들은 적 기지 공격 능력 도입을 포함해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일본인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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