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부지 내 토양·물에서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 검출"(종합)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현안소통협, 1차 조사결과 발표
"부지 외부 유출 여부는 추가 조사 필요"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경상북도 경주시 월성원전 부지 일부 지역에서 세슘-137와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일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가 벌인 삼중수소 제1차 조사 경과를 발표하고 월성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 주변 토양·물 시료에서 방사선핵종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월성원전 부지 내 고농도 삼중수소 검출과 관련된 국민 불안이 커지자 지난 3월 직접 조사할 민간조사위와 이를 모니터링할 소통협의회를 구성해 조사했다.
조사위는 약 5개월 동안 크게 ▲ SFB 차수구조물 건전성과 감마핵종 유출 여부 ▲ 터빈 갤러리 내 높은 삼중수소 농도 검출 원인 ▲ 월성원전 1호기 터빈갤러리 바닥 침전물의 감마핵종 검출 원인 ▲ 부지 내 관측정 측정값 추이 분석 ▲ 외부환경 유출 여부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고 현장을 조사했다.
조사위가 이날까지 공개한 조사 현황을 보면 월성원전 1호기 SFB 구조체 주변 토양 시료(심도 9m)에서는 감마핵종인 세슘-137이 최대 0.37 Bq/g 검출됐다.
조사위는 SFB 주변 25곳의 시료를 채취해 분석했다. 시료 11개에서는 세슘 -137이 검출되지 않았다.
물 시료는 37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고 32개에서는 세슘-137이 검출되지 않았다. 나머지 시료에서는 삼중수소가 최대 75만6천 Bq/L, 세슘-137은 최대 0.14 Bq/g이 검출됐다.
조사위는 "SFB 저장조 벽체와 차수 구조물의 상황을 종합하면 지난 1997년에 월성 1호기 SFB 저장조 차수막이 원래 설계와 달리 시공됐고, 그 시점 이후부터는 차수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SFB 벽체 저장조 누설수의 삼중수소 농도보다 주변 물 시료의 농도가 높게 측정되고 세슘-137도 검출됐다"며 "추가 유입 경로를 조사 중이다"고 조사위는 부연했다.
조사위는 방사성 물질이 원전 외부로 유출됐는지는 향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현재까지 한수원이 설치한 해안 측 지하수 관측공(심도 약20m)에서는 유의미한 삼중수소, 감마핵종 농도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하수를 통한 부지 내 방사성물질의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하수 흐름을 분석 중"이라며 "현재는 방사성물질의 외부환경 유출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정밀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소극적인 조사 협조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한수원이 조사단 협의 없이 월성원전 1호기 SFB 저장조 차수벽과 차수막을 제거해 SFB 차수 구조물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수원이 제공한 자료에는 선명하지 않은 도면이 있어 구조 파악에 어려움이 있고 답변 제출도 더디다"고 지적했다.
소통협의회 의장으로 활동한 원안위 김호철 위원도 이날 원안위 147회 회의에 조사 내용을 설명하며 "지하수 오염 상황을 파악하려면 관측공을 충분히 깊게 뚫어 살펴봐야 하는데 이를 하나 시공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 것도 조사 지연 원인 중의 하나"라며 "한수원이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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