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가 숟가락 얹었다?…아프간 미국인 육로 대피 논란
대피 조력 민간단체 "국무부 기여 거의 없는데 공로 과장" 주장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인 가족 4명이 육로로 대피한 후 국무부가 실제 조력 수준에 비해 과장된 발표를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코리 밀스 등 과거 군에 복무했던 이들은 팀을 이뤄 미국인인 마리암과 세 자녀의 아프간 탈출을 도왔다.
마리암 가족은 애초 미국 정부의 대피 항공편에 타려고 했지만 탈레반 탓에 공항으로 이동하지 못했다.
공항으로 가는 길목에서 탈레반 대원이 마리암의 머리에 권총을 갖다대며 돌려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밀스가 주도한 팀이 일단 마리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마리암은 텍사스주 주민인데 텍사스주의 공화당 하원의원 로니 잭슨이 밀스 팀에 마리암의 처지를 알리며 도움을 청한 것이다.
민간 전세기를 이용하는 방안을 강구했지만 허가가 나지 않았다. 결국 마리암과 가족이 6일 육로로 아프간을 탈출할 수 있도록 백방으로 도왔다는 게 밀스 팀의 주장이다.
문제는 탈출 이후에 발생했다. 국무부가 이들의 대피를 알리며 '당국이 안전한 대피를 촉진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밀스는 폭스뉴스에 마리암 가족이 국경을 넘는 매우 힘든 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국무부가 거의 기여한 게 없는데도 공로를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무부 얘기는 말도 안 된다"라며 "당국은 이 가족을 찾지도 않았다. 마리암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고 국무부에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도움을 받지 못했는데 국무부가 100% 공로를 취하려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폭스뉴스에 "국무부는 이들의 육로 이동을 지원했다. 그들에게 지침을 줬고 안전한 이동 촉진을 위해 노력했으며 이들이 국경을 넘었을 때 대사관 직원들이 맞아줬다"고 해명했다.
미국은 자국민 100여 명을 아프간에 남겨둔 채 지난달 31일 철군을 마무리했다. 대부분 이중 국적자인 이들이 원하면 대피시킬 것이라는 게 미국 정부의 주장이지만 철군이 마무리된 마당에 대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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