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압박 속 떠나는 中창업자들…징둥 류창둥 '2선 후퇴'
핀둬둬·바이트댄스 창업자도 '청년 퇴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알리바바와 더불어 중국의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징둥(京東) 창업자인 류창둥(劉强東·47)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작년 11월부터 중국 당국이 '인터넷 공룡'들을 거칠게 압박 중인 가운데 대형 인터넷 기업 창업자들이 속속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아예 회사를 떠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6일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징둥닷컴은 이날 쉬레이(徐雷·47) 징둥유통 최고경영자(CEO)가 징둥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총재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그룹 측은 신설된 총재를 맡은 쉬레이가 그룹의 일상 경영을 맡고 그룹 회장과 CEO직을 유지하는 류창둥은 장기 전략 수립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그는 징둥 지분 13.9%와 의결권 76.9%를 확보해 회사에 절대적 영향력은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 인사 변동을 계기로 향후 그의 회사 지배력에 어떤 변화가 초래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류 회장의 2선 후퇴 결정은 중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 창업자들이 잇따라 '강호'를 떠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한때 중국 3대 부호로 등극하는 기적적 성공 신화를 쓴 황정(黃?·41) 핀둬둬 창업자 겸 회장은 지난 3월 돌연 퇴진을 결정하고 주식 의결권까지 완전히 내려놨다.
또 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둔 틱톡을 만든 장이밍(張一鳴) 바이트댄스 창업자도 지난 5월 돌연 CEO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38세에 불과한데다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중국명 쯔제탸오둥<字節跳動>)가 상장을 타진하던 상황이어서 그의 은퇴 결정 소식이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의 젊은 기술기업 창업자들의 잇따른 은퇴, 2선 후퇴 결정이 작년 10월 마윈(馬雲)의 설화(舌禍) 사건 이후 급변한 중국의 인터넷 산업 규제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류 회장은 지난 2019년 미국에서 같은 대학 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현지 경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그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리기는 했지만 사법 처벌과 별도로 그는 중국에서 큰 사회적 비난을 받았고 그 뒤로 공개석상에 거의 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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